친환경차 잘 만들었지만 안전 검사 조사 맡을 인프라 태부족

자동차/에너지 / 최용민 / 2020-12-28 12:13:56
조사 인프라 확충 시급... 전기차 결함' 신고 4년 새 24배 늘어

자동차안전연구원 업무는 내연기관 위주…장비·인력 구성에 한계

전문 인력 보강이 설결돼야, 결국 코나 EV 화재 원인 규명 해 넘길 듯…

▲전기차 충전시설 [제공=한국전력]
 

 

친환경차 보급이 기대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이 친환경차의 검사 조사 안전 문제를 책임질 인프라는 아직 형편없이 부족해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들 차량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됐다고 신고한 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코나 전기차(EV) 화재를 계기로 전기차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친환경차의 결함 조사를 담당할 전문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131923대로 2016년 말(1855)과 비교하면 약 12배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결함 신고도 늘고 있다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전기차 결함 신고는 올해 111276건으로 2016(6)과 비교하면 46배로 증가했다.

 

배터리 화재 실험 외부 민간시설서 진행조사 지연

 

정부는 한국형 뉴딜 정책인 '그린 뉴딜'을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수소차 20만대 보급을 추진 중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장비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비록 BMW 화재 사태를 계기로 리콜(시정조치)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인력과 예산도 확대됐으나, 미래차 핵심 기술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형 자동차조기경보제' 도입 등으로 연구원의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조사 장비와 인력이 내연기관 위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나 전기차 화재와 관련 결함조사가 늦어지는 데는 장비 문제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배터리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방폭 실험실 등이 필요하나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런 시설을 갖추지 못해 외부 시설에서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한편 국토부는 코나 EV 화재 원인을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아직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진 않은 터라, 현대차와 배터리 제작사인 LG화학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배터리 분리막 손상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화재 발생 메커니즘을 재현하는 시험을 진행 중인데, 이를 외부 민간기관에서 진행해야 해 원하는 시간만큼 조사를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전압 배터리는 분리·재구성이 쉽지 않아 전문업체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방폭 시설을 갖춘 곳에서 시험을 진행해야 하고 고가의 진단 장비가 필요해 조사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 전기차 뿐 아니라 수소차도 마찬가지다. 완성차는 만들어 내지만 이를 받쳐줄 인프라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지난 10월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에서 충전 중이던 코나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했다. [출처=연합뉴스]

 

내년도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 10월에 완공

 

이에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따른 결함 검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총사업이 390억 원을 들여 광주에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공사는 내년 10월 완료 예정이다. 부품인증센터에는 방폭 시설을 갖춘 배터리 전문동이 구축돼 실차 테스트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부품인증센터가 가동된다고 해도 인력 확보가 숙제로 남는다.

 

공단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제작결함조사 관련 인력은 38명으로 이 가운데 기계·자동차공학 전공이 29명으로 가장 많다. 전기·전자 전공은 4, 기타 5명이다.

 

특히 코나 EV 등 차량 화재 관련 조사 인력은 3명에 불과하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코나 EV 화재 원인을 신속하게 밝히기 위해 제작결함 조사 인력 13명을 추가 투입했으나, 여전히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한데, 현재 인력시장에서 배터리 관련 경력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전기차 보급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 넘기는 전기차 배터리 문제

 

인력이 부족하고 레퍼런스도 없으니 조사가 제대로 진척될 리가 없다. 당초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던 코나 EV 화재에 대한 원인 분석 결과는 해를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이번 결함 조사에 대해 세계적으로 전기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우리 배터리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정책의 성공을 위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차 및 수소차의 적극적인 보급에 앞서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제작결함조사 강화를 위한 인력과 인프라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전기가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기차 리콜 사태에 대해 만약에 배터리 문제로 결론이 나면 심각한 리콜과 배상에 휘말리게 되고 전세계로부터 법적 소송에 걸려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체 진단과 품질 인증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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