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 가속화…업계 "내년 초까지 전망 불확실"

기업일반 / 최용민 기자 / 2020-10-05 08:49:41
美 마이크론, 화웨이 대체 수요 확보 반 년 이상 걸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일부 악영향…반사이익 기대도

▲ 지난 9월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현장의 화웨이 부스. [출처=EPA 연합뉴스]

미국이 중국 통신·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가속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화웨이에 이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면 중국 반도체·통신 기업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이로 인해 관련 기업들도 단기적으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파운드리 등 일부 부문에서는 수혜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기대감도 나온다.

  

화웨이 제제 영향, 아직도 미지수 더 지켜봐야 

 

세계 3D램 생산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에서 올해 68월 회계 분기의 매출이 60600만달러로, 작년 동기(487000만달러)는 물론 직전분기(35, 544000만달러)보다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지난달 15일부터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 와중 화웨이의 반도체 '입도선매'와 서버 D램 수요 및 PC·게임 콘솔용 낸드플래시 판매 증가 등으로 예상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게 업계 평이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D램 분야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정작 스포트라이트는 마이크론의 호실적이 아니라 화웨이 제재로 인해 다음 분기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에 쏠렸다.

 

당초 마이크론은 지난해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제한할 당시 납품 허가(라이선스)를 받았으나, 이날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5일 발효된 새로운 제재로 기존의 라이선스가 무효화되었다고 토로하는 한편 정부에 새 라이선스를 요청했으나 실현을 장담할 수 없음을 밝혔다.

 

이때 화웨이를 대체할 다른 스마트폰 판매업체를 찾는 기한은 약 6개월 가량 걸린다는 추정도 나왔다.

 

마이크론의 발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화웨이에 납품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못 받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때문에 반도체 업계는 이날 마이크론의 발표를 토대로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최소 올해 4분기에서 내년 첫 분기까지는 화웨이 제재로 인한 실적 악화를 조심스레 점쳤다.

 

다만 미국 정부가 중국의 주요 굴기 품목인 통신과 스마트폰 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재재하지만 노트북과 서버 등의 반도체 공급은 허용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반도체 분야별로도 다른 추정들이 제기되고는 있다.

 

한편 화웨이가 올해 3분기까지 미리 사들인 반도체 재고 물량은 반 년에 가깝다. 때문에 화웨이의 반도체 재고가 모두 소진돼 스마트폰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는 대체 매출처(오포, 샤오미 등)에 공급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외에 서버용 D램 수요 감소는 반도체 가격 하락을 예고하고 있어 문제를 낳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는 반도체 기업들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파운드리 큰손’ SMIC 제재일부 반사효과 누릴 전망

 

반면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글로벌 5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제재 대상에 포함하면서 파운드리 부문에는 희소식도 들린다.

 

SMIC의 매출을 살펴보면 화웨이(매출비중 18.7%) 비중이 가장 높고 퀄컴(8.6%), 브로드컴(7.5%), ON세미(3.5%), 코보(2%), 사이프러스(1.2%) 등도 주요 고객이다.

 

업계는 중국 외 다른 기업들이 SMI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지 못할 경우 퀄컴이나 브로드컴 등 일부 업체의 물량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DB하이텍등으로 이전될 것이란 평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수주 물량이 꽉 차 있고, 7나노미터(nm) 이상 고사양 반도체 생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취급하는 우리 기업에 일감이 들어올 것이라는 평이다.

 

특히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올해 4분기부터 중국 우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고, DB하이텍은 SMIC55나노 이상 등 겹치는 사업영역이 많아 주요 수혜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IT·반도체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추가 제재 조치로 중국 반도체 시장에 상당한 타격이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중국 반도체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SMC가 당분간 성장에 악영향을 받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당분간 폭풍이 몰아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막대한 자원과 인력을 투입한 반도체 및 최첨단 장비 분야를 쉽사리 포기할 수 없을 터이라서, 업종 전환 및 신사업 동력을 찾아 새롭게 돌격해 올  중국 기업들을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국내 기업들의 선제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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