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0달러 돌파…산업계는 삼중고

Scene-stealer / 서태영 / 2018-06-02 15:40:45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0.18달러까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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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유가 시대 석유화학업계 긴장 [출처/SK인천석유화학]


[데일리매거진=서태영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면서 산업계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5월 17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0.18달러까지 올랐다. 배럴당 80달러 돌파는 2014년 1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제재로 이란 원유의 수출길이 막힐 우려가 커진 데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생산량이 줄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가 감산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한 여파다. 세계 경제 회복 속에 원유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런 요인들 때문에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미국발 무역전쟁 여파로 가뜩이나 어려운 산업계는 고유가 악재까지 터지면서 삼중고에 맞닥뜨렸다.


우리 경제는 2016년부터 유가가 40~60달러로 유지되면서 연간 1천억 달러(약 108조 원) 규모의 ‘저유가 보너스’를 누려왔다.


유가가 90달러대를 오르내리던 2012년에는 에너지 수입액이 1천848억 달러에 달했지만, 유가가 40달러대까지 떨어진 2016년에는 절반 이하인 809억 달러로 급감했다.


저유가로 호황을 누려온 석유화학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따라서 인상돼서다. 5월 11일 국제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74.81달러를 기록, 1분기 대비 40달러 이상 올랐다.


조선업계도 좌불안석이다.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해양플랜트 발주를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운업계의 선박 발주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연료비 부담이 큰 항공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항공권 가격을 올려야 하고 이는 항공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자업계는 타 산업에 비해 직접적 피해는 덜하지만, 수출 물류비가 증가해 결국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을 호재로 여긴다. 2~3개월 전에 원유를 수입하고 국내에서 제품화하는 데 30~45일 걸리는데, 그 사이 유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유가가 너무 오르면 정유업계도 수익성이 악화된다.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정제마진이 하락해서다.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3월까지만 해도 7달러대를 유지했지만 4월 들어 6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손익분기점은 4달러 수준이다. 나아가 유가가 100달러대로 치솟으면 석유 수요 자체가 감소하므로 정유업계도 불황에 빠질 수 있다.


건설업계는 이란 사업이 무산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건설사들은 8조 원어치의 공사를 따놓은 상태다. 이란은 제재가 풀린 이후 건설업계의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고, 지난해에는 발주액 1위 국가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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