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러] 김정일, 중국 의존 줄이고 건재 과시

외교·안보 / 배정전 / 2011-08-20 18: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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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르면 20일 러시아 방문길에 오를 것으로 19일 알려지면서 북·러 정상회담 개최 배경과 의제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북한으로서는 중국 이외 우군이 필요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내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를 앞두고 극동지역 개발 추진 과정에서 북한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차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접경지역에서 북·중 경제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하자 지난 5월 중국 방문 이후부터 러시아 협력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APEC 준비 상황 점검차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 전격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었으나 분명치 않은 이유로 막판에 취소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얻으려는 것은 라선 경제특구에 대한 투자 유치와 에너지 및 추가 식량지원 등 경제적인 것이 커보인다”면서 “이용남 무역상이 동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외에도 후계체제 구축과 6자회담 과정에서의 러시아의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양 교수는 덧붙였다.

러시아 역시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것이 많다. 지난주 모스크바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러시아는 자국 가스의 한국 공급을 위해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건설에 대한 북·러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은 최근 남북한을 오가며 남·북·러 가스관 사업 협력을 협의하고 있다. 남·북·러 가스관 구상은 전기, 철도 연결 사업과 함께 러시아가 추진하는 극동개발 중 최역점 사업이다. 라선특구와 극동지역의 경협은 러시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지난달 발리에서 남북 비핵화 회담 직후 9·19 합의에 의한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워킹그룹의 의장국을 맡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에는 5만t의 대북 밀가루 지원을 발표해 동북아지역 안정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과 비핵화 대화를 진행 중인 우리 정부도 러시아 역할을 종전보다 더 주목하고 있다.

랄프 코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이날 아산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우리(한·미)가 러시아를 좀 더 끌어들이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면서 “러시아는 중국만큼이나 북한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북한을 다룰 준비가 아주 많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역시 러시아를 중국만큼이나 신뢰하기 때문에 (6자회담에서) 러시아 역할을 더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북한이 경쟁적으로 러시아에 접근하고 러시아 역시 동북아지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향후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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