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전남 목포 대불시험선에는 차세대 전동차가 선로에 대기하고 있었다. 열차는 6량으로 기존 열차차량보다 4량이 적다.
차량은 은색 바탕에 주황색이 띠를 두르듯 아래부분을 둘러싸고 있었다. 전동차 문이 열리자 스텝(발판)이 나와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공간을 채웠다.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공간이 역마다 달라 스텝이 승강장과 마찰을 일으킬 염려는 없냐는 물음에 이 전동차를 개발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이장무 선임연구원은 "감지한 간격에 따라 스텝의 길이가 다르게 뻗어 나오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답했다.
내부로 들어가니 운행되는 지역의 교통환경에 맞춰 칸마다 3가지 타입으로 의자를 다르게 배치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우선 기존의 도시철도와 동일한 좌석배치인 도심 혼잡형은 양쪽 창에 따라 승객들이 앉았을 경우 마주보도록 세로로 의자가 배열돼 있었다.
다만 6개의 좌석 중 가운데 의자가 앞쪽으로 살짝 튀어나와 정중앙지점을 중심으로 의자의 배열이 일직선이 아닌 사선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승객이 앉았을 때 마주앉은 승객과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다음으로 승객이 많이 타지 않는 도시 간, 광역 구간에 적합한 교외형은 앞뒤에 앉은 사람 4명이 마주 보며 갈 수 있도록 의자가 배치돼 있다.
중간이 좌석이 배치된 첨단형은 승객이 많은 혼잡한 시간에는 의자를 접어 입석으로 승객을 수송하고, 평상 시간에는 의자를 내려 창측을 바라보며 이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었다. 이 의자배치는 경치가 아름다운 구간을 운행할 때 적합한 방식이다.
차량과 차량 사이를 연결하는 부분의 통로문은 없애 다른 칸으로 문을 여닫지 않아 편리했다. 또 기존 이동통로보다 1.4배는 커진 확장형 통로막도 원활한 이동을 도왔다.
반면 연결통로문이 없음에도 실내소음은 현재 도시철도의 74dB보다 5~6dB는 줄어들었다. 실내소음이 저감된 이유는 소음차단 통로망과 저소음 에너지 절감형 직접구동전동기, 조향대차 등을 적용시켰기 때문이다.
차세대 전동차는 직접구동전동기와 조향대차가 국내에서 처음 도입됐다. 차세대전동차의 핵심기술인 직접구동전동기는 기어박스 없이 차축에 전동기를 직접 연결해 동력을 전달받아 기존 구동진동기보다 약 20%의 소비전력을 절감시킬 수 있다.
또 전동기의 회전수는 기존유도전동기보다 1/7가량 줄어 모터의 소음이 20dB이상 줄어들고, 유지보수 주기도 기존보다 3배가 연장된 9년 동안 유지보수 없이 운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전동차 제동시 발생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도 설치해 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하면 앞으로 10년 동안 2600여억원의 전력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현재 서울 도시철도 7호선, 대전도시철도공사, 코레일 등에서 상용화됐다.
주행선로의 곡선방향으로 바퀴와 차축의 방향을 바궈주는 조향대차 방식을 도입돼 승차감이 크게 개선됐다. 기존 대차는 일정한 축으로만 운행돼 급곡선 구간에서 차륜과 레일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찰 소음이 컸지만 차세대 전동차의 조향대차는 구간에 따라 곡선 안쪽과 바깥쪽의 축이 늘고 줄어 기존보다 성능이 12배 이상 차륜 마모율이 줄었다.
이밖에도 이 전동차는 짧은 구간 내에서도 속도를 빨리 높이고 줄일 수 있어 열차 배차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철도연 관계자는 "전동차 구매자는 3가지 유형 중 가장 적합한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며 "승객들도 앞으로는 획일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교통환경에 맞춘 다양한 디자인의 전동차를 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세대 전동차는 내년 8월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선과 2014년 폐차가 예정된 서울메트로 차량 등에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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