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바라보는 이웃나라 일본은 어떤 입장일까?
일본 역시 미국으로부터 FTA 체결 압력을 받고 있어 논란이 뜨겁다. 특히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미국 등 9개 태평양연안국가와 공산·농산품 관세를 원칙적으로 완전 철폐하는 환태평양경제연대협정 참가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런 와중에 일본 통산성 관료출신 나카노 다케시 교토대 교수는 27일 일본 민방 후지텔레비전의 아침프로그램 '도쿠다네(특종)'에 출연해 한·미 FTA 비준안의 폐해와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 다케시 교수는 한·미 FTA 최대 수혜 대상으로 꼽히는 자동차 분야와 관련해 "한국도 일본처럼 자동차 등 공장을 미국 현지에 직접 건립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관세철회라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동차 배기가스 안전기준, 자동차 세제도 미국에 유리하게 조정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잃어버리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쌀 무역은 겨우 지켜냈지만 그 외 모든 것이 오픈되는 바람에, 한국 농산물은 값싼 미국 농산물에 밀려날 것이다. 결국 쌀 개방도 미국이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카노 교수는 "뿐만 아니라,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씨앗이나 장비, 보험 서비스 등이 3년 내에 해체되고 미국 보험사가 한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과 지적재산권 분야에 있어 미국의 요구가 그대로 수용됐다"라고 조목조목 협상 내용을 지적했다.
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한국이 결정했던 약품 가격에 대해 미국 제약회사가 너무 싸다고 불복할 경우, 미국 회사가 한국 정부에 손해 보정을 요구할 수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도의 폐해를 지적했다.
그는 "즉 한국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의 건강, 환경, 안전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잃게 됐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덕분에 미국내 고용이 7만명 증가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한국 내 고용이 7만명 줄어들 것이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미국과의 상관 관계에 대해 나카노 교수는 "지금은 한국과 미국의 FTA 논의이지만, 지금부터 미국과 일본, 미국과 아시아 여러나라와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지난해 11월 APEC 요코하마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에 수출을 많이 하는 것은 미국에 큰 기회"라고 말한 내용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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