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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가 온라인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고 1∼2학년 90만4000여명, 중 1∼2학년 89만8000여명, 초 4∼6학년 132만3000여명이 원격수업을 시작했다.
이들 학년 학생들은 원래 3월 2일이었던 개학이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지 45일 만에 새 학년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지난 9일 먼저 온라인 개학한 중3·고3은 85만8006명이었다. 이로써 16일 원격수업에 참여한 인원은 총 398만5000여명에 달해 400만 명이 동시에 수업에 참여함으로써 현장 준비가 부족했던 시도 지역에선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강화도 강서중학교 온라인 입학식과 개학식 참석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교사와 학부모들 덕분에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중3·고3이 먼저 온라인 개학한 지난 한 주보다 원격수업 접속 인원이 약 4.6배 많아졌기에 시스템의 소통과 혼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그런데 실상 이날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이 제공한 원격수업 플랫폼(학습관리시스템·LMS)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가 접속 오류를 일으킨다는 반응이 많았고 상당수 학급의 교사·학생들이 수업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준비 시간 충분했던 EBS 소통 지연은 문제
그동안 온라인 방송 학습 방송으로 충분한 경험을 쌓아온 EBS 온라인클래스에서도 EBS 강의 영상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거나 접속이 튕기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지적을 받았다.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는 교사와 학생이 학습 자료를 주고받는 데 주로 쓰이고, 학생이 EBS 강의를 시청했는지 교사가 체크할 때도 이용된다. KERIS가 제공하는 학급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위두랑'은 오전에 오류가 발생해 KERIS 측에서 아예 프로그램을 닫았다.
학생·교사·학부모들은 "e학습터와 온라인클래스가 지난 한 주 내내 접속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느냐"면서 "교육 당국은 이런 문제가 일어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제대로 된 대책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중3·고3이 온라인 개학했던 지난 9일, 13일, 14일에 1∼2시간씩 접속 오류를 일으킨 바 있다. e학습터 역시 14일에 일부 지역 학생들이 로그인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EBS 측은 지난 14일 "온라인클래스에 최대 3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고, KERIS 측은 "e학습터에서 최대 500만여명이 '뛰어놀'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접속 문제에 관해 EBS는 "현재까지 모니터링에서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KERIS는 "일부 지역에서 잠깐 접속 지연이 있었지만, 접속 오류는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클래스팅' 등 민간 업체가 만든 원격수업 플랫폼도 이날 접속 지연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업 내용과 콘텐츠 질에 대한 불만도...
접속이 원만했던 학급·가정에서는 원격수업의 내용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특히 초등학교 원격수업은 학생의 부모·조부모 등 보호자가 옆에서 학생의 수업 참여를 일일이 봐줘야 하는 탓에 사실상 '부모 개학', '조부모 개학'이라는 말이 나왔다.
보호자까지 원격수업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학생이 출석 체크조차 어려운 문제가 발견됐다. 초등학교 고학년 원격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에 잘 집중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수업을 듣다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다른 학생과 장난을 치는 경우도 있었다.
실시간 쌍방향형이 아닌 콘텐츠 활용형, 과제 수행형 방식 중심이 경우는 교사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영상물을 내려받는 게 고작이고 수업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어떤 수업은 아이가 한 시간 반 정도 수업하고 오전 수업을 마치는 경우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간 조정이 제대로 이우러지지 않은 경우다.
학부모 P씨는 "평소 아이들을 돌봐주는 친정어머니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 안심되지 않아 수시로 통화를 했다"며 "직장에 있으면서도 발·수신을 합쳐 아이들과 수십통은 통화한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한편 교육 당국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가 2차 온라인 개학을 한 이날 원격교육 플랫폼의 접속 지연 현상은 전국 곳곳에서 공통으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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