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너진 공정성 '최순실 교육농단' 특혜 단절해야

기자수첩 / 김영훈 / 2016-11-22 17:31:09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고교시절부터 특혜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청담고 특정감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고교 3학년 때는 정씨가 실제로 등교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날이 17일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측은 정씨가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결석한 날에 '창의적 체험 활동'등을 했다고 기재하는가하면, 정씨가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줬다.


정씨는 이를 토대로 2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에 교과우수상까지 받았다고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또한 이화여대 입학 과정부터 학사 관리까지 온갖 특혜를 받은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학 입시의 중요한 참고자료인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성적 처리도 엉터리로 이뤄졌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정 씨의 부정 입학을 위해 애꿏은 학생에게 낙제점을 주어 떨어뜨리고, 정씨에 대해서는 최고점을 주어 턱걸이로 합격시켰다.


누가 보아도 우연의 일치가 아닌 조직적인 입시비리이자 특정인에 대한 특혜로 밖에 볼 수 없다.


수능시험을 본 60만 명의 수험생과 그 부모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허탈감을 주었다.


이 같은 특혜가 이뤄진 배경에는 정 씨의 어머니 최순실이 있었다. 최 씨는 수업 중인 교사를 찾아가 학생들 앞에서 폭언을 퍼부어 수업을 중단시키는가하면 금품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광범위한 특혜가 이뤄진 것으로 미뤄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갑질 횡포'도 상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국정농단도 모자라 최순실 모녀는 교육계도 농락했다. 거기에 놀아난 학교들도 큰 문제였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같은 학사비리가 가능했었는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비선실세의 딸 한 명에게 몰아준 특혜가 13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화여대를 한순간에 추락시키고 말았다. 교수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게 나라냐, 이게 대학이냐"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주말마다 열리는 광화문 촛불집회에 유난히 중ㆍ고등학생들의 참가가 많았다. 학생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외에도 정 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 각종 특혜에 대한 분노를 가감 없이 표출했다.


최순실씨 모녀의 교육농단 사태를 보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좌절과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청와대,재벌, 문화체육관광부만이 아니라 어느 곳보다 공정하고 깨끗해야 할 교육현장마저 농락당한 현실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전국의 수험생이 3년간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도 들어가기 힘든 명문대학에 고3 1년간 단 17일만 출석하고도 입학했으니 국민들의 허탈감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오죽하면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쉬지도 않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겠는가.


교육부는 더 이상 '실세 놀음'에 흔들리지 않는 제도를 만들어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특히 대입은 초·중·고교 12년간 노력의 결실을 맺는 시험대다. 대입 성패에 따라 수험생들의 인생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만큼 대입은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입 공정성이 흔들리면 교육이 통째로 무너진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