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금연휴 대형 산불사고…정부ㆍ국민 경각심 가져야

기자수첩 / 한서희 / 2017-05-08 14:13:11
해마다 축구장 면적 2000배 가까운 1400여㏊ 산림 망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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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원소방본부


[데일리매거진=한서희 기자] 황금연휴 막바지인 지난 6일 강원도 삼척, 경북 상주 등 3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100㏊가 넘는 울창했던 산림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특히 인구밀집지역인 강릉에서는 대관령 부근에서 일어난 불이 확산되자 한때 강릉교도소 재소자의 이감계획까지 마련할 정도로 혼란에 빠졌다.


이날 산림청은 산불경보를 역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올렸다. 2011년 산불 경보제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산불에선 허술한 방재시스템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피해 지역 주민 중에서 긴급재난 안내 문자를 받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강원도와 기상청, 한국도로공사 등에서 국민안전처에 긴급재난문자 송출 요청을 하면 문자송출이 가능하지만 어느 기관에서도 이를 요청하지 않아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의 판박이다. 피해 규모 기준 100㏊ 이상의 대형 산불이 아니어서 문자 송출이 애매했다고 주장하지만 변명에 불과하다.


지진이나 대형 화재 때마다 도마에 올랐지만 안전처의 의식과 자세는 아직까지 달라지지 않았다.


순간의 방심과 부주의로 인한 산불의 피해는 거의 재앙 수준이다. 해마다 축구장 면적의 2000배에 가까운 1400여㏊의 산림이 망가지고 있다.


단순히 숲이 사라지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숲이 타면서 발생하는 연기와 이산화탄소는 대기를 오염시킨다. 또한 토양을 훼손시켜 산사태와 홍수 등 2차 피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불에 탄 숲이 제 모습을 되찾으려면 최소 5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이번 산불은 입산자 실화나 논두렁 소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조금만 신경을 쓰고 조심하면 산불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조심하기 쉽지 않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게 상수다. 건조기인 봄철엔 마른 낙엽이 쌓여 있어 쓰레기나 논·밭두렁을 태우다 불이 옮겨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일쑤다.


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감시 및 진화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처음부터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등산객들의 인화물질 휴대 금지, 농산 폐기물 소각장소 제한 등 계도와 단속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산불처럼 인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국민 각자의 철저한 산불 예방의식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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