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FA시장에서 큰 손으로 변신했다. 넥센은 20일 LG 트윈스와 우선협상이 결렬된 이택근에게 4년 총액 50억원이라는 역대 FA 두번째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그 동안 선수팔기로 비난을 받아왔던 넥센이기에 더욱 놀랍다. 이택근을 영입한 넥센은 성공적이 투자일까.
넥센은 지난 2009년 12월 30일 이택근을 LG에 보내고 현금 25억원과 포수 박영복, 외야수 강병우를 받았다. 이번에 이택근을 데려오면서 올 시즌 이택근의 연봉 200%와 보상선수 한 명, 또는 연봉 300%를 LG에 내줘야 한다. 이택근의 올 해 연봉은 2억 7000만원으로 넥센은 LG에 5억4000만원과 보상선수, 또는 8억1000만원의 보상금을 건네야한다.
LG로서는 큰 손해다. 2년간 연봉을 포함해 30억원 가량이 이택근에게 투자됐으나 효과를 못봤다. 반면 넥센은 25억원을 받고 최대 8억1000만원을 내주게 됐으니 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택근의 몸 값이 문제다. 넥센은 이택근에게 계약금 16억원과 연봉 7억원, 옵션 6억원 등 총 50억원이 들어가게 된다. 옵션을 제외한다고 해도 44억원이다. 이택근이 올 시즌 'FA 대어'로 꼽히고 있지만 예상보다 많다는 의견이 줄을 서고 있다.
'네이밍 마케팅'(구단 명칭 사용권)을 내세운 넥센은 지난 2009년 우리담배사태를 거쳐 메인 스폰서 없이 '서울 히어로즈'로 시즌을 보냈다. 스폰서 기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난이 찾아왔다. 이 때문에 장원삼(삼성)을 시작으로 이택근(LG), 이현승(두산), 마일영(한화), 황재균(롯데), 고원준(롯데) 까지 팀의 주력 선수들을 대거 팔아치웠다.
이 같은 행보를 보였던 넥센이 변했다. 넥센의 고위 관계자는 "구단의 사정이 안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이택근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택근의 연봉 7억원은 쓸만한 외국인선수 연봉과 비슷해 큰 부담이 안된다. 계약금 16억원은 관중 10만명이 늘면 상쇄될 액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택근의 몸값은 전력보강을 위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그리 큰 금액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넥센은 이택근 영입으로 그 동안 비쳐졌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겠다는 의미도 있다. '가난한 구단'이라는 이미지 탈피와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면서 관중 확보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택근이 2년 간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넥센의 프렌차이즈 스타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본다면 넥센의 베팅이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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