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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 [제공/연합뉴스] |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9조원 가까운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고 현지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확대에 속도를 내게 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게 되는 반도체 현지 투자 보조금은 64억달러(약 8조8천505억원) 규모다.
앞서 거론되던 60억달러보다 늘어난 금액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 투자 규모를 기존 170억달러(약 23조5천억원)에서 400억달러(약 55조3천억원) 이상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추가 투자를 통해 기존에 건설 중인 테일러시 공장에 더해 반도체 생산시설을 1곳 더 짓고 첨단 패키징 시설과 연구개발(R&D) 시설도 세울 예정이다.
투자 규모와 보조금액을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와 보조금 협의에서 경쟁사보다 눈에 띄게 나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최대 85억달러의 보조금과 110억달러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TSMC에는 보조금 66억달러와 저리 대출 55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출을 제외한 보조금 자체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받는 금액은 인텔과 TSMC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에서는 삼성전자가 눈에 띄게 앞선다.
인텔은 향후 5년간 1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고, TSMC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종전보다 250억달러 늘린 65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적용한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은 인텔이 8.5%, TSMC는 10.2%이지만, 삼성전자는 14%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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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현장 [제공/삼성전자] |
특히 미국 내 자재 수급난과 건설비용 증가로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공장 건설에 어려움이 발생했고, 삼성전자 역시 예외가 아닌 상황도 보조금 규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반도체 생산기업으로서 삼성전자의 역량과 투자 의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높은 신뢰가 이번 보조금 협의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제시한 향후 투자 계획과 규모, 회사의 가치 등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경쟁사보다 나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진출에 직접 투입해야 하는 금액이 줄어든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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