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는 외부자금조달 여건 악화 전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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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G밸리 [제공=서울 구로구] |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에도 무차입 경영으로 경제가 부진한 상황을 버틴 기업들이 제법 있었다. 문제는 돈이 있어서 빌리지 않은 곳도 있었지만 못 빌려서 무차입으로 버틴 곳도 제법 많았다는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이 외부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고 경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소기업 4곳 중 1곳이 외부에서 총 71조원을 조달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일이다.
15일 IBK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가 종사자 수 5인 이상∼300인 미만 416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5~7월 조사한 '2020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중소기업 중 외부차입금(잔액 기준)이 없는 기업은 30.2%, 있는 기업은 69.8%였다.
외부차입금이란 금융기관 차입금, 회사채, 사채와 같이 외부로부터 조달한 부채를 말한다.
문제는 외부차입금이 없는 이유로는 '내부 유보자금으로 필요자금 충당이 가능해서'(77.8%)가 가장 많았지만, '담보부족 등으로 금융기관 대출이 어려움'(11.8%)이 뒤를 이었다는 점이다.
금융권의 지원 체계가 담보대출에 집중되고 신용대출을 꺼리면서 담보가 약한 중소기업은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지난해 외부에서 자금을 새로 조달한 중소기업은 25.7%였다. 특히 제조업(35.8%)이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작년에 중소기업이 새로 조달한 자금은 모두 70조5619억원, 기업당 평균 4억9000만원이었다.
조달원은 은행(67.5%), 정책자금(19.8%), 비은행 금융기관(5.4%), 주식·회사채(5.2%), 사채(0.3%) 순이었다.
지난해 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받은 적 있는 중소기업은 18.0%(업체 수 기준)였고, 평균 대출 건수는 1.37건이었다. 은행 신규대출 자금 사용처(복수응답 가능)는 '구매대금 지급'(68.0%)과 '인건비 지급'(65.1%)이 많았다.
지난해 신규 정책자금을 받은 중소기업은 5.8%(업체 수 기준)에 그쳤다. 정책자금을 받은 이유는 '낮은 금리'가 69.9%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정책자금을 받지 않는 이유로는 '정책자금 대출이 필요하지 않아서'(43.9%)와 '정책자금 수혜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서'(42.6%)가 많았다.
수혜 대상이 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현장 파악력이 부족하든가 심사가 까다롭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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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IBK경제연구소 |
중소기업들은 외부자금 조달 여건을 여전히 어둡게 봤다.
외부 자금 조달이 원활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4%에 불과했으며, 경영상황 부진으로 전년보다 22.1%포인트 증가한 42.6%의 기업이 외부 자금조달 여건 악화를 예상했다.
특히 서비스업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45.4%의 기업이 외부 자금조달 여건 악화를 전망했다.
또 자금 수요에 대해서는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경우가 많았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자금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 전망한 비율이 20% 안팎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결국 감소할 것이라는 비율이 42.8%로 늘었다.
또한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자금 상황도 매우 불확실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정부 정책 자금이 현장에서 골고루 수혜될 수 있도록 세밀한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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