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살고 보자!...깎고 또 깎아 주는 초대형 할인 푸짐

식품/유통/생활 / 이준섭 / 2020-09-10 14:59:06
프랜차이즈사들 융단 폭격,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 100억대 할인 행사

공식앱에서 주문하면 7000원 할인

영세한 개인 업체들 좋은 후기(리뷰)에 사활

▲ BBQ 네고왕 
살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벌일 태세다. 100억원도 아깝지 않다. 외식업계 이야기다.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고 9시 이후엔 아예 식당에 앉지도 못하는 2.5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외식업체가 죽을 맛이다. 이에 타격을 입은 외식업체들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총공세에 나섰다. 여러 가지 이벤트와 파격할인 행사가 줄을 잇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자리를 잡아가는 요즈음 코로나19 사태는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외식업계는 앞으로 고착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려는 움직임들로 활발하다. 문제는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할인공세를 펼치다보니 당장은 버티겠지만 오래 끌고 가기가 가능할까 염려된다는 것이다.

 

대형 프랜차이즈들 파격 할인...얹어주고 또 더 주고

 

1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최근 1개월간 공식 앱에서 치킨을 주문하면 7000원을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이 기간 BBQ의 공식 앱 회원 수는 30만명에서 216만명으로 무려 186만명이나 급증했다.

 

이 행사는 BBQ가 가맹점의 부담이 없게 하겠다고 '공개 약속'을 한 채 진행됐다. 최근 BBQ 앱 신규 가입자가 사실상 이 이벤트를 겨냥했다고 보면 본사가 부담한 금액을 어림잡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앱 접속자가 몰려 회원 가입은 해 놓고 주문은 하지 못한 사례도 왕왕 있었다""BBQ 본사 측이 실제 지출한 금액은 100억원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매출 방어를 위해 한 번에 100억원 가까이 쏟아붓는 '할인 융단 폭격'을 벌인 셈이다.

 

BBQ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식 산업이 침체해 있으니 활력을 넣어보자는 차원이며 고객 사은의 의미도 있다""가맹점주들은 도움이 많이 됐다며 고마워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브랜드도 각종 할인 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커피전문점 커피빈은 회원 고객을 대상으로 음료 한 잔 구매 시 한잔을 더 주는 '1+1' 행사에 들어갔고, 할리스커피는 에그마요 메뉴를 주문하면 콜드브루 커피 한 잔을 무료로 주기로 했다.

 

개인 업체들 리뷰에 사활...장기 할인 행사해도 매출은 줄어

 

본사의 '빵빵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개인 카페나 음식점은 배달 고객이 좋은 후기(리뷰)를 남기면 ''을 얹어주는 이벤트에 기대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할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앱 내 음식점 공지사항에 만족도 최상위를 의미하는 '5'와 사진을 곁들어 후기를 남기면 음료수, 반찬, 치즈볼 같은 곁들이 메뉴를 무료로 주는 식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음식 배달 문화에 새로 등장한 '리뷰 스티커'로도 감지된다.

 

리뷰 스티커란 '리뷰 기다릴게요'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로, 배달 음식에 붙여 고객의 좋은 후기를 유도한다. 리뷰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에게 주는 '' 상품에 붙이기도 한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이 올해 61일부터 이달 8일까지 리뷰 스티커 판매량을 들여다봤더니 전년 동기보다 무려 455%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 관계자는 "리뷰 스티커는 지난해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상품"이라며 "이 때문에 올해 판매량 증가 폭이 더 가파르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 음식 배달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동안 이 같은 '할인 경쟁'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주문하는 외식 산업의 특성상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희대 일반대학원 조리외식경영학과 김민선 씨가 한국외식경영학회지에 기고한 논문 '배달외식 서비스의 품질 속성이 고객 만족 및 행동 의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소비자 3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1.7%'다른 배달 앱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면 이동하겠다'고 답했다.

김 씨는 "우수한 배달 외식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만족을 이끌어 재구매 또는 긍정적인 구전(口傳)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픈 이벤트6개월째 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매장을 찾는 손님을 확보하기 위해 오픈과 함께 시작했던 이벤트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줄어들자 반년 넘어 지속된 것이다. 그만큼 외식업계의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이다.

 

드라이브스루 고깃집 등장

 

전국에 5개 매장을 가진 소들녘은 지난달부터 드라이브스루(승차) 판매와 배달을 시작했다.

스타벅스, 롯데리아, 맥도날드처럼 유명 브랜드의 전유물이던 드라이브스루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생겨난 비대면흐름의 일환이다이처럼 드라이브스루의 매출 증가 효과가 입증되자 너도나도 서둘러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맥도날드 상반기 드라이브스루 매출은 전년 동기 17.3% 늘었고 스타벅스는 올해 드라이브스루 매장 30개를 추가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매출이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전망하며 앞으로도 비대면화와 할인 이벤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식업과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과다한 마케팅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면서 경쟁업체까지 출혈경쟁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므로 결국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작지만 특화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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