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덕에 과일 물량 확보 힘들고 비싼 선물 자제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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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해 명절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전망이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명절 분위기조차 바꾸고 있다. 일단 웃어른이라 하더라도 덜 찾아뵙고 덜 만나보는 분위기로 바뀌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추석 선물마저 변하고 있다. 추석 산물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KF 마스크, 손소독제, 손세정제가 위생선물세트로 눈길을 끌고 전통적인 인기품인 건강식품 선호도도 더 크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예년 같으면 “뭐 이런 걸 보내?” 할 정도의 위생건강세트는 꼭 필요한 추석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추석 선물세트에서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건강세트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28일까지 16일간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추석 예약판매 첫 16일간보다 57% 증가했다.
이 기간 홍삼이나 유산균 같은 건강세트는 285% 매출이 증가했고 손 소독제, 손 세정제, KF 마스크 등을 포함한 위생 세트도 800세트 넘게 팔리며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데 따른 이른바 '홈술', '홈카페' 트렌드 영향으로 와인의 판매는 증가하여 4500여세트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96.1% 증가했다. 커피 세트도 126% 매출이 늘었다.
전통적인 인기 추석 선물세트인 과일은 긴 장마로 생산량이 줄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일 세트 중 사과 세트는 154%, 배 세트는 36% 매출이 증가했다.
과일세트는 물량 달려 더 오를 듯
이마트는 특히 배와 사과 모두 긴 장마로 인해 선물세트에 쓰이는 크기가 크고 외관이 좋은 대과(大果)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긴 장마로 인해 햇배는 작년보다 19%가량, 사과는 10% 정도 각각 생산량이 줄어들고 추석이 다가올수록 시세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신선도와 당도에는 이상이 없지만 크기와 모양이 규격화되지 않아 'B급'으로 분류된 상품까지 전체 매입한 뒤 선별을 통해 선물세트에 쓰일 대과를 구하는 방식과 산지 다변화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긴 장마와 코로나19가 선물세트 트렌드마저 바꿔놓고 있다"면서 "물량 확보와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면역력 강화 식품 세트가 코로나19 사태 속 추석의 대세가 되지 않을까 전망했다.
한편, 방역 당국자들은 아직 먼저 말 꺼내기는 어렵지만 이번 추석까지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지 않으면 정부가 앞장서서 고향 찾기를 절제해 달라고 요구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2000만 명 이상이 지방으로 움직일 것이 분명한데 이렇게 되면 전국 확산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국가 전체적으로 고향 가지 않고 선물만 보내고 어른들 문안을 여쭈어야 하는 불효의 명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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