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조폐공사건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캡쳐). 김화동 조폐공사 사장.
[데일리매거진=소태영 기자] 한국조폐공사가 30여년 동안 특정업체로부터 훈장류 등을 독점 납품받은 사실을 '스페셜 경제가 단독 보도했다. 해당업체는 대구에 위치한 대화공업사로 대표는 조폐공사 퇴직자 출신이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대화공업사에 재직하는 것으로 확인된 조폐공사 직원은 대표 외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해당 공업사가 조폐공사 관피아로서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0년 세월...조폐공사, “이제껏 경쟁업체 없었다?”
조폐공사와 대화공업사의 관계는 지난 1986년부터 시작됐다. 박정호 대화공업사 대표가 퇴직을 한 시기는 같은 해 11월이라 그 시기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대화공업사는 그때부터 현재까지 30년 동안 3등급 이하 훈장의 세공, 칠보, 도금, 조립 공정 등을 도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1,2 등급 훈장은 조폐공사가 자체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폐공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표는 퇴직자 출신이 맞다. 86년부터 낮은 단계인 3등급이하 훈장제품은 단순가공이라 외주를 줬다"면서 "(대화공업사 대표가) 근무 당시 관련기술을 다뤘던 근무자라 당시 납품업체로 선정했고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져온 것이다”고 ‘단순가공’을 강조했다.
대화공업사라는 특정업체로부터 지난 30년 가까이 훈장류 등을 독점 납품받은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본지는 조폐공사 측으로부터 “이제껏 경쟁업체가 없었다”라는 해괴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이제껏 경쟁업체가 없어서(불가피하게) 한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며 "따라서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2015년이 되서야 한 업체가 나타나 수의계약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외주업체를 선정하기 전에 평가를 거치는데 해당 업체는 100점 만점에 56점을 받았다. 70점 이상이 돼야 업체선정이 가능하다. 경쟁업체가 워낙 열악해 대화공업사에서 계속 해온 것이다”고 단순 가공을 하는 업체가 30년 기간 동안 한 곳밖에 없어 공개입찰을 할 수 없었음을 반복해 강조했다.
꽁꽁 숨겨둔 조폐공사 관피아, 수면 위로 부상
대화공업사, 조폐공 그늘 아래 배불려온 30여년
하지만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내부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진입장벽이 높아 어느 업체도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않은 것 아니냐. 30년 동안 납품업체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시설에 투자하고 금형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느냐”며 경쟁조차 가로막은 조폐공사의 행태에 대해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폐공사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조폐공사측에서 대화공업사에 밀어주기를 한 것은 맞는 것 같다. 금형 제작을 도와주며 기술 전수까지 해준 것으로 안다”며 “내부에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데, 다른 업체가 들어와서 경쟁한다는 것은 사실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 위반에 해당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르면 경쟁입찰이 기본이며 계약의 목적, 성질, 규모 등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참가자를 제한하거나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훈장류 납품업체가 다수 포진하는 등의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조폐공사와 대화공업사의 30년 수의계약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폐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년 동안 독점형태로 대화공업사가 조폐공사측으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116억원에 달했다. 이는 경쟁없이 연간 약 1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만 벌써 5억원에 이른다.
또한 <본지>는 대화공업사에 조폐공사 출신 직원 현황 자료를 입수해 대표 외에도 직원이 더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대화공업사가 조폐공사와 수상한 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폐공사, 대화공업사 ‘밀어주기’ 급급
또한 한국조폐공사는 대화공업사 외의 다른 업체가 경쟁입찰을 하지 않는 것을 문제 제기하며 정당한 경쟁입찰을 주장하자 각종 트집을 잡으며, 오직 대화공업사 밀어주기에 혈안이 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해당 업체는 <본지>와 통화에서 “외주업체 평가를 두 번 진행했는데 1차는 거리, 2차는 보안을 문제로 삼았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1차 평가 후 몇 천만원의 공사비용을 들여 출입카드, CCTV 등을 더 보완했다. 그럼에도 1차 56점, 2차 47점 등 터무니없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대화공업사가 96.4점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이 정도면 무소불위 아니냐”고 성토했다.
심지어 조폐공사가 품질이 형편없다며 평가절하 했던 이 업체는 공개입찰을 통해서 국방부에 2년 동안 계급장 및 군부대표시, 기장, 매달, 훈장 등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교한 기술을 요하는 화랑무공훈장도 자체 제작하는 등 대외실적이 있는 곳으로 밝혀졌다.
김화동 사장, “유착은 모르쇠?”...나홀로 성과급 ‘1억’
이런 가운데 조폐공사의 이와 같은 불공정 행태는 내년 4월 연임을 앞두고 있는 김화동 사장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30년간 특정업체와 이어져 온 유착관계를 ‘모르쇠’로 일관하고도 김 사장이 연임을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한 해당 사안이 기관장 연임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조폐공사 측에서는 느슨한 대응으로 일관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회사 내부 사정에 깜깜이인 김 사장이 올해 받는 성과급은 1억1101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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