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마필관리사 사망 사건 집중 조명…진실은?

사회 / 최여정 / 2017-06-01 18:14:21
"근로여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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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최여정 기자] 지난 27일 새벽,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렛츠런파크부산경남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사망사건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마필관리사노조에 따르면 박씨가 그간 마필관리사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내던 중 관리하는 말이 성적이 떨어지자 조교사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욕설을 듣고 자괴감에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경남지부 양정찬 마필관리사노조 지부장은 "조교사는 관리사의 임금을 좌지우지 할 수 있어 이전부터 문제가 돼 왔다"면서 "성과급 지급을 조교사 마음대로 결정하다 보니 폭언 폭행 등 인권유린도 다반사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경마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원청' 격인 마사회가 거둬들인 후 마주와 조교사, 마필관리사 순으로 하향 배분된다. 하지만 지역 마필관리사는 이마저도 조교사 재량에 따라 나눠주도록 돼있어 처우는 수도권에 비해 열약한 수준이다.


앞서 노조는 성명을 내고 "근로자를 유령 취급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일삼고 모진 탄압에 맞선 고인은 하청,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마사회의 불안한 고용 및 임금구조, 노동탄압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며 "마사회는 참사의 책임을 지고 공식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9일 고 박경근 마필관리사와 관련 노동조건, 고용관계는 마사회와 관련이 없으며 급여수준은 외부의 유혹을 이겨낼 정도로 지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마사회는 입장자료를 통해 "주변의 여러 우려에 대해 마필관리자들에 대한 노무행위와 근로여건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열악한 노동조건과 불안정한 고용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경마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세계적으로 조교사가 마필관리사를 직접 고용하는 '개별고용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사회와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이 서로 이해관계가 얽히면 얼마든지 승부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성원 간 경쟁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경마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게 한국마사회 측의 설명이다.


한국마사회는 이번 사망사건에 대해 유가족 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는 한편 향후 경찰의 수사 등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마사회는 여전히 사죄와 해결을 위한 노력보다는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개장 이후 4번째이다. 당시 2005년 3월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 숙소에서 기수 이모씨, 2010년 3월 기수 박모(여)씨가 2011년 11월 경주 모텔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 박모씨가 과도한 업무량 등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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