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난 3일 열린 몰디브 야당 지지 시위서 경찰에 연행되는 시위자 [제공/연합뉴스]
[데일리매거진=김학철 기자]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이자 인기 신혼여행지인 몰디브가 추한 정정혼란으로 난장판이 될 위기에 몰렸다.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과 대법원, 야당 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아 국제사회에서는 법치주의, 치안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 BBC방송,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야민 대통령은 15일 동안 지속되는 국가비상사태를 5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이번 조치로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몰디브 당국은 사법부의 견제를 회피해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고 구금할 권한이 더 강화된다.
몰디브에선 지난 1일 대법원이 구금된 야당 인사 9명에 대한 재판이 정치적인 의도로 이뤄졌다며 석방 명령을 했으나 야민 대통령이 이를 이행하길 거부하면서 정정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대법원은 야당 인사 석방과 함께 야민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에서 탈당한 야당 의원 12명의 복직도 명령했다.
▲사진=야민 몰디브 대통령 15일간 '국가비상사태' 선언 [제공/연합뉴스]
이렇게 되면 야민 대통령이 이끄는 몰디브 진보당은 다수당 지위를 잃게 된다.
몰디브 법무부는 이날 대법원의 결정을 따를 의사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아지마 샤쿠르 법무장관은 죄수 석방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며 대법원이 집행을 강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민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자 수도 말레에선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개최됐으며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쿠데타에 의한 정권 탈취라고 주장하고 있다. 집권한 야민 현 대통령은 야당 인사들과 반대파를 구금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도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영국으로 망명했으며 현재는 가까운 스리랑카에 머물고 있다.
반대파가 모두 구금되거나 망명한 상황에서 야민 대통령은 올해 재선을 치를 계획이었으나 대법원의 결정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야권 단체와 지지자들은 대법원의 명령 이행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몰디브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유엔과 미국도 몰디브 대법원의 편을 들며 현 정부에 명령 이행을 촉구하며 거들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트위터에 "세계가 보고 있다"며 "몰디브 정부와 군부는 법과 표현의 자유, 민주적 제도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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