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일 7·4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총선과 대선을 이끌 새 당 대표로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후보를 선출했다.
각종 현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비주류'를 자처해온 홍 후보의 당선은 당내 권력구도 재편의 신호탄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당청 관계 역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모래시계 검사 출신으로 '홍반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홍 후보는 지금까지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등 실권자들에 대해 거리낌없이 쓴소리를 해왔다.
홍 대표의 이런 스타일에 비춰봤을 때 홍준표호는 향후 당청관계나 대야관계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며 힘 쎈 여당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 시절부터 강한 친서민 정책을 내세우며 드라이브를 걸어왔고, 이 때문에 직전 당 지도부인 안상수 전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와도 종종 갈등을 겪어왔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날 전대 정견발표에서 당청관계에 대한 우려에 대해 "대통령이 탈당하는 배신의 정치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며 "대통령과의 15년 인간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당청간의 엇박자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제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음해와 공격이 시작이 될 것"이라며 "이 공격을 막을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당선에 따라 한나라당의 정책은 강한 친서민 기조를 띄게 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현대조선소 비정규직 경비원 출신인 아버지를 생각하며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고리대금업자에게 머리채를 잡혀 끌려다닌 어머니를 생각하며 대부업계 이자율을 낮추려 노력했다"며 "대한민국 서민들의 아픔을 아는 내가 친서민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출신들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장악하면서 한나라당의 지역색도 약화될 전망이다. 홍준표 대표는 서울 동대문을이 황우여 원내대표는 인천 연수구가 각각 지역구다.
특히 비주류를 자처해온 홍 대표가 당내 범친이계가 지지한 원희룡 후보를 이긴 것은 당내 친이계의 세 약화를 의미한다.
친이계는 4·27 재보궐선거 이후 소장파와 친박(박근혜)계가 연합해 지원한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입지가 축소됐고, 이후 원 후보를 지지하며 재기를 노렸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당당한 당 대표'를 주창한 홍 대표가 당을 빠른 시간 내에 장악하고, 공격적 당청관계·대야관계를 통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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