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한나라당의 선택은 홍준표 의원이었다.
한나라당은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갖고 4.27재보선 이후 팽배한 위기감 속에 당을 구할 특급 소방수로 홍준표 의원을 신임 당 대표로 선출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전당대회 내내 줄곧 당의 '통합'과 '쇄신'을 외쳤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홍 신임 대표의 당선으로 친박근혜 계열은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더욱이 친박 진영 통합 후보인 유승민 의원이 2위를 차지하며 친박은 당내 주류로 굳건한 입지를 다졌다.
반면 친이명박 계는 수세에 몰리는 궁면을 맞이하게 됐다.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원희룡 의원이 4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아쉬운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수세에 몰린 친이와 당권을 장악한 친박 두 진영간 계파 화합이 홍 신임 대표에게 당면한 최대 과제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현역 친이계 의원들이 대거 친박 진영으로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그간 '박근혜바라기' 행보를 보였던 홍 신임 대표가 과연 친이 진영의 두루 껴안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친이 진영이 더욱 결속을 강화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반 여 남았다는 점과 당내 최대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친이계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과거 '반값 아파트' 공약과 당 서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홍 신임 대표의 이력에 당대표 출마 선언문에서 "4대 강에 22조원을 쏟아 부으면서 결식아동, 대학생, 비정규직, 쪽방 노인을 지원할 예산이 없다는 것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비난한 유승민 의원 등이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원장과 함께 당내 좌경화 바람을 이끌 가능성도 높다.
친이 진영이 당정체성의 문제를 문제삼을 경우 한나당이 목표로 내세운 '통합'과 '쇄신'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지정책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친이계가 어느선까지 당정체성을 문제시할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위기감 속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내 최대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친이계가 '침묵'으로 일관할지 '패자의 역습'을 시작할지 친이계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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