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와 강원도, 충청북부에 40~100㎜의 비가 내리고 서울·경기도와 영서 일부 지방에는 150㎜ 이상이 내리겠습니다. 28일까지 매우 많은 비가 이어지고 특히 강한 비가 내리는 시기와 시간당 30~60㎜ 이상의 국지성 폭우가 내리겠습니다."(26일 오후 5시 기상청 예보문)
26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이 초토화 된 가운데 기상청의 예보 능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기상청은 이번 집중호우의 시기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나름 정확히 예측했다. 그러나 강수량은 예보와 다르게 450㎜가 쏟아져 예측치의 3배에 달했다.
그렇다면 날씨 예측의 100% 정확도는 어려운 것일까.
이같은 질문에 기상청 관계자들의 대답을 이렇다. "날씨 예측의 100% 정확도는 사실 꿈같은 소리다. 기상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의 꿈꾸는 얘기다."
이유는 무엇일까.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예보역량을 결정하는 3가지 주요 요소에는 '예보관의 능력', '수치예보모델 성능', '관측자료의 품질' 등이 있다.
이 요소들이 균형을 이뤄야 예보정확도가 향상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요소 중 한 가지만 빠져도 날씨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그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 예측의 100라는 측면은 이 세 가지 주요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정확도 100%라는 조건을 충족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과거와 현재를 알아야 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에서 과거와 현재는 기상관측자료다. 지구표면은 육상 약 30%, 해상 약 70%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현재 전 세계 관측망의 분포는 지상 약 80%, 고층 11%, 해상 9%다. 비율로 봤을 때 지표 부근에서 얻을 수 있는 관측자료가 균일하지 못하다. 해상에서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이는 지구 전체의 대기 중 지표 부근의 대기상태조차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층 관측지점도 해양처럼 매우 부족하다. 관측주기도 12시간 간격으로 실시간이 아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위성, 레이더 등의 원격탐측장비를 확충하고 자료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수치모델도 중요한 요소다. 대기상태를 유사하게 예측해 낼 수 있는 '비선형 방정식'들로 이뤄진 수식들의 집합이 수치모델이다.
대기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관측된 자료들이 그 변수로 구성된다. 이러한 '비선형 방정식'에 입력돼 계산됨으로써 날씨를 정량적으로 예측한다.
그런데 날씨 예측의 100%라는 측면에서 이 비선형 방정식은 아주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초기조건(관측자료)의 아주 미세한 차이로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이 아닌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대해서도 기상이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사실은 기상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다.
수많은 수치모델과 관측자료 등을 해석하는 예보관의 능력도 정확한 날씨 예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뛰어난 예보관 여러 명이 같은 자료를 보더라도 그 경험과 판단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해석이 달라진다는 말은 결국 다른 날씨 예측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최종적인 예보에서 예보관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현재 관측자료나 수치모델이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러한 예보관의 판단이 정성적이라는 사실 또한 '날씨예측의 100%정확도'라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소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확한 관측, 정량적인 수치예보와 정성적인 예보관의 판단이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완성되는 일종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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