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심장' 제갈성렬 "삐에로가 되더라도 비인기 종목 대변하겠다"

미선택 / 장병문 / 2011-08-04 10:57:57
예능 프로그램 출연, 스피드 스케이팅 발전 위해 끝없는 노력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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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빙상의 전설' 제갈성렬(41) 춘천시청 감독이 한 편의 영화 같은 사연을 공개해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2일 방송된 SBS '강심장'에 출연한 제갈 감독은 1997년 세계 빙상월드컵 대회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당시 대회를 위해 미국으로 간 제갈 감독은 한 의사의 제안으로 발레리나를 꿈꾸다 교통사고를 당한 한 교포 소녀를 만나게 됐다.

제갈 감독은 소녀를 위해 지난 1994년 올림픽까지 단 한 달 반을 남기고 불의의 부상으로 좌절을 경험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소녀의 반응을 싸늘했다. 이에 제갈 감독은 "너를 위해 빙상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제갈 감독은 당시 국내에서는 최고의 선수였으나 세계 대회에서는 늘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조 중에 6조에 속한 제갈 감독이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은 언감생심이었고 참가에 의의를 두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소녀와의 약속이 힘이 됐는지 제갈 감독은 대회 1000m와 500m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마음 문을 닫았던 소녀는 목발을 짚은 채 제갈 감독을 찾아 와 "씩씩하게 재활해서 오빠 앞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제갈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눈물을 보였고 출연진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소녀의 약속이 지켜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제갈 감독은 소녀와의 연락이 끊기면서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제갈 감독은 소녀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며 아쉬워 했다.

방송 후 제갈 감독은 "그 소녀가 지금은 서른 살이 넘었을 것이다. 꼭 만나고 싶다. 그 당시 소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도움을 받았던 건 소녀가 아니라 나였기 때문이다"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갈 감독은 감동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빙상에 대한 열정도 함께 내비쳤다. 그는 후배 이규혁(34.서울시청)과 함께 '강심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알리는데 열중했다. 제갈 감독은 재치있는 입담으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긴장감 있고 흥미롭게 소개하면서 출연진들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그는 "예능에 나오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방송 후 주변의 응원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를 계기로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동계 종목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삐에로가 되더라도 비인기 종목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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