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의원 사퇴 보류” 천정배 “번복은 모욕”

미선택 / 배정전 / 2011-08-29 12:16:00
서울시장 출마싸고 충돌

천정배.jpg[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57·사진)과 손학규 대표(64)가 28일 거친 언쟁을 벌였다.

발단은 천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다. 천 최고위원은 “8월 국회를 끝으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인 안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총선·대선 룰을 정하는 개혁추진위원장인 그는 “개혁안에 대한 모든 논의를 마무리한 뒤 최고위원직 등 모든 당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천 최고위원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시민의 75%가 투표에 불참했다. 이는 복지를 향해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짓으로 생각한다”며 “한강르네상스 운운하는 ‘둥둥 떠다니는’ 세금을 거둬들여 시민 여러분 지갑에 넣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야권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기득권을 던지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밤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천 최고위원에게 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 의원직 사퇴를 보류할 것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이런 식으로 하면 당에서 나오려는 다른 후보들도 사퇴 압박을 받게 된다”며 재고를 요청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천 최고위원은 “경선 관리를 잘하고 투표율이 높도록 관리하는 것이 지도부의 임무이지 어떻게 나한테 (의원직 사퇴 발표를) 번복하라고 하느냐. 이건 나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최고위원들도 목소리를 높여 천 최고위원에게 사퇴 보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쟁이 계속되면서 천 최고위원이 책상을 손으로 내리쳤고 손 대표도 “이 사람이…”라며 언성을 높여 회의장은 일순간 무거운 침묵에 휩싸이기도 했다. 결국 천 최고위원은 오후 9시쯤 먼저 회의장을 나왔고, 정장선 사무총장이 화장실까지 따라가 만류했으나 천 최고위원은 “됐습니다…”라며 굳은 표정으로 떠났다.

손 대표는 당내에서 여러 후보들이 줄줄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대한 반대급부를 누리려는 것으로 비칠까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27일에도 천 최고위원에게 직접 전화를 통해 의원직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9시30분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손 대표는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후보가 결정되기 전 미리 의원직을 사퇴하면 우리 당의 전력에 큰 손실이니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좀 보류해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미애 의원(53)도 31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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