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작년 6·2 지방선거에서 상대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지난 10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된 곽노현(57) 교육감은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서울구치소로 떠나면서 "시련이 닥친다고 해도 진실이 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작년 5월 박명기(53·구속) 교수 선거캠프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선거 후 박 교수에게 선거비용 보전금 7억원과 서울시교육청 산하 자문기구 위원장직(職)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올 2~4월 대학동창인 강경선(58) 방통대 교수를 통해 박 교수에게 2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앞서 9일 영장실질심사 때 "단일화 협상 당시엔 실무자들 사이의 합의 내용을 전혀 몰랐고, 박 교수에게 준 2억원은 (박 교수와의) 형제애에 입각해 준 것으로 선의(善意)의 관점에서 보면 적은 돈"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수감 직전 또다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곽 교육감은 그동안 적발된 선거사범 가운데 공천헌금을 제외하면 최고액으로 상대를 매수했다"며 "궤변 수준의 변명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했다.
10일 새벽 2시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한 곽 교육감은 미결수복으로 갈아입고 통상 정치인들이나 기업 총수들이 수감되는 3.2㎡(0.97평)짜리 독방에 수용됐다. 곽 교육감은 지난 10일과 13일 부인 정모씨 등과 10여분씩 면회하면서 "걱정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수사팀은 지난달 8일부터 한 달 이상 조사한 내용을 정리하고 재판 대비 전략을 세우기 위해 추석 당일만 제외하고 연휴 기간에도 교대로 출근했다. 검찰은 14일부터 곽 교육감과 박 교수 등을 구치소에서 불러내 작년 후보 단일화 협상 당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건넨 2억원 가운데 본인이 직접 마련했다고 주장하는 1억원에 불법 후원금이나 공적인 돈이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곽 교육감이 수감되자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10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구속 사유가 없는데 구속시킨 것은 곽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무너뜨리려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11일 한가위 메시지에서 "진실이 가려지기도 전에 구속한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한민국 어버이 기독연합'이라는 단체의 대표는 "박 교수는 선거 이후 수차례 곽 교육감을 찾아가 돈을 요구했고, 녹취록 등으로 협박해 2억원을 받아냈다"며 박 교수를 처벌해달라고 지난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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