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민주당 내 ‘떠돌이·들러리 정당론’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사회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를 넘어설 당내 재원을 구하지 못할 것이 예상되면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범야권 통합, 민주진보진영 통합의 출발점이자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단일후보를 만들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없이는 승리가 없다”며 “민주당에서 출마를 표명한 분들을 포함해 훌륭한 지도자들이 적극 참여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고위원들은 우려가 컸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후보 포기는 당의 포기고 정도가 아니다”라며 “오늘, 내일 후보 등록에 참여하는 분은 당을 위한 헌신, 자기를 버려서 당을 구하는 각오로 나서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으로 인정받을 것인가, 말은 다 나와있다”며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우리도 더 혁신하고 통 크게 양보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결정되자마자 벌써부터 다 이겼단 식의 오만이 국민 반감을 부르지 않았는가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범야권 승리를 낙관하지만, 세가지 함정을 넘어야 한다”며 “첫번째는 관성적 후보 단일화 함정”이라고 꼽았다. 그는 “단일화만 하면 이긴다는 낙관은 독이 될 수 있다. 경선과정이 치열하고 내실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 한나라당 대항마 전략인데, 민주당이 후보를 내면 한나라당이 이에 대해 철저히 후보 우위만을 추구하는 전략”이라며 “세번째 정당정치 부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우려한 이는 박주선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사납다. 제1야당 존재감을 상실하고 50년 민주정당 정통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면서 “성난 민심은 용기도, 전략도 없고 뿌리도 주인도 내팽겨 친 채 선거용 떠돌이 정당으로 전락해 표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헌법상 보호되고 유지되는 정당 제도를 보호하고 국민 기대에 맞게 변화시키기 위해서 중심과 원칙 가지고 앞장서야 한다”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해 나가면서 국민에 희망을 주는 대안정책과 신뢰를 얻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만 최근 발생한 정치적 돌풍을 잠재울 수 있고 정당정치가 복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이 성공할 수 있도록 당 모든 역량을 집결할 것을 촉구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위기다. 존재감 없는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존중하고 자중자애해야지, 여론 태풍에 밀려서 미리 자포자기 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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