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통합정당, 자민련 뛰어 넘을까

정치일반 / 뉴시스 제공 / 2011-09-17 12: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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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국중련)이 공식 통합을 선언한 이후 실무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통합 실무관계자에 따르면 양당은 통합을 위한 수임기구를 구성키로 합의하고, 오는 21일 국회에서 첫 통합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양당은 통합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통해 통합 실무과정에 대한 협상을 마친 뒤 다음 달 중으로 실질적인 통합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앞서 양당은 통합 정당의 명칭은 자유선진당으로, 통합 정당의 대표는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를 추대키로 합의한 바 있다.

새로 출범하게 될 '통합 자유선진당'은 과거 김종필 전 의원(JP)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했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서부터 궤를 같이 한다.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지난 8일 이회창 전 대표, 심대평 대표, 이인제 의원과 함께 한 만찬회동에서 "도로 선진당도 좋고 도로 자민련도 좋다. 충청도는 이제 하나가 됐다"며 "1200만의 충청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대한민국 제3당에서 제1당으로 가는 시작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가 언급한 자민련은 1995년 민주자유당을 탈당한 JP가 현역 의원 9명을 데리고 창당한 군소정당이었다.

늘 2인자에 머물렀던 JP가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함께 이른바 '삼김(三金)시대'를 주름잡을 수 있게 된 힘이 자민련으로부터 시작됐다.

자민련은 창당 3개월 맞에 맞닥뜨린 제1회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충남, 대전, 충북)을 석권했다. 뿐만 아니라 강원지사까지 무려 4개 광역단체장을 당선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듬해 15대 총선에선 보수표 결집으로 50석을 획득하면서 녹색바람(녹색은 자민련의 상징색)을 일으켰다. 충청권 뿐 아니라 대구에서도 13석 중 8석을 싹쓸이했다.

YS가 자신의 존립 기반을 닦는 과정에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며 '대구·경북(TK) 홀대' 인상을 심어준 상황에서, JP는 그 틈을 파고 들어 충청과 TK의 세력을 한 데 모아 힘 있는 제1 야당을 구축해냈다.

1997년 15대 대선 때 자민련은 DJP(DJ+JP) 후보 단일화를 통해 공동 집권당이 됐고 JP는 국무총리로 임명됐다.

그 뒤 DJ의 내각제 약속 파기로 DJP 공동 정권이 붕괴되면서 자민련의 몰락이 시작됐다. 점차 힘을 잃은 자민련은 제17대 총선에서 지역구 4석에 정당 지지율 2.7%에 그치며 비례대표 1번이었던 JP가 낙선했다.

10선을 앞두고 있던 JP가 그렇게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자민련은 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소멸되고 말았다.

2008년 2월, 18대 총선을 불과 두 달 남짓 남기고 창당한 자유선진당은 충청권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현재 18석을 얻었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15대 총선 때의 '녹색바람'이 재현됐다고 했지만 한편으론 '도로 자민련'이란 비판도 들어야 했다.

2010년 9월 자유선진당은 국민중심연합과 무소속 이인제 의원과 손을 잡고 충청권 대통합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일각에서 '도로 선진당'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통합 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영·호남 지역주의 패권을 해소하는 제3 정치세력의 구심점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통합 선진당에게 녹색 바람을 일으키고 소멸한 자민련은 추구해야 할 '롤 모델'인 동시에 뛰어 넘어야 할 산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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