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한나라당과 범여권 후보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지루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전 처장은 "어떤 방식으로 선출되든 한나라당 후보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입당 불가를 고수하고 있고, 당 지도부는 "입당하지 않으면 (범여권) 후보가 될 기회는 없다"며 압박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내 유력 주자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여권 내에선 이 전 처장과의 후보 단일화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한나라 "입당 안 하면 기회 없다"
당 핵심 관계자는 18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23일까지 이 전 처장이 입당하지 않으면 우리끼리 경선을 치르고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며 "남은 것은 여당의 양보가 아니라 이 전 처장의 '결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처장에게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 범보수세력을 연합해 입당하라고 권유했지 한나라당 후보와 장외에서 경쟁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의 입당 거부가 당내 유력 주자인 나경원 최고위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란 분석에 대해서도 "서울시장 후보를 지도부가 나서서 만들 수는 없지 않나. 범보수세력 결집을 통해 (경선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특정인에게 유리하도록 당헌·당규를 바꾸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처장 "그래도 경선은 안해"
이 전 처장은 이날 "당에서 경선 조건을 변경한다고 해도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한나라당 경선에 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나중에 범여권 단일 후보를 내는 것이 당도 살고 시민사회도 사는 윈·윈(win·win)게임"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의 경우 특정 정당 후보는 아니지만 정당이 공개 지지하는 형식으로 치러졌다"며 "이 방식을 활용하면 한나라당 후보도 되면서 범시민단체 후보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이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 보수 시민단체 지도자들을 만나 협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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