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65)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71)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어떤 청탁도 받지 않았다"고 발혔다.
보도에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지난해 5~6월 안 전 대표가 서울 중구와 여의도에 있는 호텔 커피숍 등에서 박 씨와 몇 차례 접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씨의 통화내역을 조회하면서 안 전 대표와 전화를 주고 받은 기록을 확보했으며 박 씨를 상대로 안 전 대표를 만나 금융감독원의 부산저축은행 검사를 무마해 달라고 청탁했는지 케물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이 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박 씨가 언론인들과 모여 있을 때 함께 만나기는 했지만, 둘이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가 언론인들하고 있으니깐 인사 좀 하고 가면 어떻겠냐고 해서 나간 것이지 저축은행과 관련해 어떤 부탁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안 전 대표 외에 광역자치단체장과 한나라당 의원 등 3~4명이 박 씨와 통화한 뒤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구체적 로비 정황이 추가로 포착되면 이들을 직접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히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국회의원이나 광역자치단체장을 소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59)은 "박 씨가 정관계 로비 대상자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김 부회장으로부터 금융당국 및 정관계 고위 인사들을 상대로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설득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4~10월 10차례에 걸쳐 17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박 씨를 지난 16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김 부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박 씨의 운전기사를 불러 조사하는 한편 서울 청담동 자택 주변 고깃집과 일식집의 매출전표를 확보해 구체적인 로비대상을 추려내고 있다.
검찰은 박 씨로부터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54)을 이날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박 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 검사 무마 청탁과 함께 골프채와 상품권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김 전 수석의 혐의를 확인하는 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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