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1군에 빨리 들어온 것도 스스로 기특해요. 올해는 배워가는 해에요. 첫 스프링캠프도 가게 될 것 같은데 많이 배워서 내년에는 더 발전한 모습 보여드려야죠."
넥센 히어로즈의 유망주 잠수함 투수 김대우(23)가 성장통을 겪으며 내년을 위한 밑그림을 조금씩 그려나가고 있다.
김대우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에서야 겨우 지명을 받았다. 전체 지명 순위는 67번이었다. 그야말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김대우의 1군 데뷔전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언더핸드 투수라는 것으로 눈길을 끈 김대우는 6월4일 한화전에서 1-3으로 뒤진 8회말 등판, 1이닝을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마무리했다.
김대우는 다음 날인 6월5일에도 등판해 삼진 4개를 솎아내며 1⅔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화 타자들은 '대체 저게 뭐지'하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줄줄이 물러났다.
김대우의 등장에 '흙 속에서 진주가 나왔다'는 찬사가 잇따랐다.
이후부터는 여느 신인과 다름 없었다. 프로 무대는 녹록치 않은 곳이었다. 어느 정도 파악하고 들어온 타자들은 더 이상 김대우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데뷔전을 치른 이후 한 차례 2군도 다녀와야 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김대우는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 중이다.
김대우는 성적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주자를 잔뜩 남겨놓고 강판되니까 실점이 많아졌다"며 웃은 김대우는 "그래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생각보다 1군에 빨리 올라왔다는 생각에 스스로 기특하다. 올해는 정말 '배워가는 해'다"고 말했다.
첫 등판 직후 김대우는 "처음에는 떨렸는데 점점 괜찮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쏟아진 관심이 의식 되지 않을 수 없었다. 1군 무대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며 압박감도 느꼈다.
김대우는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던졌는데 압박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 긴장도 하게 되고, 괜히 억눌렸다. 스스로 지고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관심을 받으니 좋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나.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김대우는 "1군에서 던지다 보니 스스로 느끼게 되는 문제점도 많다"고 전했다.
2군에서는 직구만 던져도 통했다는 김대우는 "이제 직구만 가지고는 안된다. 싱커를 더 가다듬고 있다"며 "1군에서 내야수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빠지는 안타가 많다. 원하는 코스에서 조금씩 벗어나니까 그런 안타가 나오는 것 같다. 제구력도 더 좋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대우는 이외에도 자신의 문제점이 너무 많다면서 "주자가 있을 때에 보이는 약점도 고쳐야 하고, 좌타자를 상대하는 것도 더 배워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김대우는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기량을 더욱 향상시키겠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겨울 동기들이 모두 미국 플로리다로 전지훈련을 떠나 따뜻한 날씨 속에서 훈련할 때 김대우는 강진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공을 던졌다.
"내년에 가면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가게 되는데 정말 기대가 많이 된다"며 웃은 김대우는 "다른 나라의 수준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고, 느끼는 것도 많을 것이다. 기대가 많이 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김대우는 "지난해 강진에서 정말 공을 많이 던졌는데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는 더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말한 뒤 "올해 한 번 등판할 때 조금만 던지는데 내려올 때마다 체력이 남아 아쉽다. 체력은 자신있다. 내년에는 롱릴리프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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