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포수 차일목(30)이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며 KIA의 해결사 갈증을 해소했다.
차일목은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포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9회초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팀이 1-0으로 앞서가던 9회초 2사 만루의 찬스에 타석에 들어선 차일목은 상대 마무리 엄정욱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뽑아냈다.
이날 KIA타선은 지지부진했다. SK 선발 김광현의 구위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KIA 타자들은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중심타선도 계속해서 아쉬운 모습이었다.
KIA 타자들의 면면을 봤을 때 SK보다 확실히 앞섰다.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LCK포'가 버티고 있었다.
겉으로는 그랬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미지수였다. 이범호는 오른 허벅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시즌 마지막 날인 6일 복귀해 컨디션만 조율했고, 발가락 부상과 허리 부상으로 1군과 재활군을 오간 최희섭은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KIA의 이런 걱정은 8회까지 현실로 드러났다.
3번 타자로 나선 이범호는 1회초 1사 1루에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낸 것을 제외하고 안타를 하나도 날리지 못했다. 2타수 1안타만을 기록했다. 김상현은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4회 중전 안타를 날린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7번 타자로 나선 최희섭은 4회 무사 1, 2루에서 2루수 앞 병살타를 쳐 찬스를 날렸고, 9회 1사 만루에서 1루수 앞 땅볼을 치는데 그쳤다.
찬스를 번번히 놓친 KIA는 8회까지 단 1점을 내는데 그쳤다. 선발이 에이스 윤석민이 아니었다면 1점차 리드도 장담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1-0으로 앞선 9회 KIA는 이범호의 볼넷과 나지완의 내야안타, 안치홍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만약에 점수가 난다면 7번 타자로 나선 최희섭이 해결사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최희섭은 1루수 앞 땅볼을 쳤고, 1루수 박정권이 홈에 송구하면서 3루 주자가 아웃돼 KIA는 점수를 내지 못했다.
찬스는 차일목에게 넘어갔다. 차일목에게 큰 기대를 거는 이는 없었다. 올 시즌 차일목의 성적은 타율 0.240 7홈런 37타점이다. 포스트시즌에서 6경기에 출전한 차일목의 통산 타율은 0.143에 불과했다.
이런 차일목이었지만 그는 상대 마무리 엄정욱의 직구를 노려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9회말 반격을 노리려고 불펜 투수를 총 가동하던 SK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것.
자신의 가을잔치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한 차일목이 깜짝 스타가 됐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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