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삼화고속 버스의 운행이 중단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사측과 노조가 회사 측의 재정상황을 놓고 격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데다, 인천시의 중재에도 노사간의 적접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 "적자 심각하다"vs "믿을수 없다"
삼화고속 사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근로자의 임금체계와 재정적자 상황 등을 발표하고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는 무리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보도자료에서 "자사의 시급이 낮은 이유는 부가수당 비중이 높고 상여금과 학자금을 추가로 지급하기 때문"이라며 "지난 200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 적자가 22억5000여만원에 달할 정도로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의 재정상황 수치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발표한 재정수치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주 중 대화를 요구할 계획"이라면서도 "확인이 된다고 해도 우리가 제시한 적정 임금 인상률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회사의 직장폐쇄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1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을 방문했다.
회사는 지난 10일 직장폐쇄 이후 차고지를 점거 중인 노조에 대해 수차례 퇴거명령을 내렸지만 노조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인천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노사가 서로 먼저 대화를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는 시민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며 "속히 대화를 재개해서 이번 주 중 파업이 끝나면 좋겠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지난해 50억원 달하는 고급빌라 구입"
이런 가운데, 노조측은 회사 대표이사가 적자상황에도 지난해 50억원대 한남동 고급빌라로 이사를 했다며 자금난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화고속과 노조원에 따르면, 삼화고속은 1966년에 버스 2대를 가지고 운송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화고속은 1970년 고속버스 운송면허를 취득했으며, 1973년 1월엔 금호그룹 출범과 동시에 금호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삼화고속은 지난해까지 광역버스 노선 18개(총219대)를 운행했으며, 이중 '인천~서울' 간 노선이 17개(총210여대)를 차지했다.
회사 운영과 관련해 노조는 최근 "최고 경영자가 수십억원의 고급 빌라에 살면서 회사에 투자하지 않고 기사들의 낮은 인건비에 의존해 경영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뉴시스가 삼화고속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삼화고속 대표이사 P씨는 지난해 2월 서울 한남동에 있는 수십억원대의 고급 빌라를 매입했다.
P씨가 살고 있는 고급 빌라 H하우스는 유엔빌리지 안에 있으며, 이곳은 예전부터 정,재계와 연예계 유명 인사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P씨가 거주하는 H하우스 102동의 경우 법원 감정가격으로 28억 8100만원이다. 실거래가격은 무려 40억~5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한남동 고급빌라 촌에는 예전부터 정재계 인사와 유명 연예인 등이 대거 거주하고 있는 부촌"이라며 "실거래가는 40억원에서 5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조의 나대진 지회장은 "(대표이사 P씨의) 아버지가 운영할 때까지는 직원들의 처우는 괜찮았지만 인천 시내버스 기사들의 시급이 6750원인데, 삼화의 경우 4727원 밖에 안 된다"며 "아들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삼화고속의 노동 강도는 더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공권력 투입에 관심 집중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농성장에 공권력 투입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경찰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공권력 투입 시기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달 안으로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회사는 지난 10일 직장폐쇄 이후 차고지를 점거 중인 노조에 퇴거명령을 수차례 내렸다.
이에 대해 노조는 대응 수위를 높이며 반발하고 있어 회사가 노조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경찰은 해당 노조원들을 조사하기 위해 출석을 요구할 것이고, 불응 시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은) 처음 듣는 얘기다. 아직 이르다. 회사도 당분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진을 빼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당연한 권리행사지만, 출혈이 예상돼 신중을 기해야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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