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개국 951 도시에서 반(反)월가(街) 시위 열려…伊 시위, 폭동 변질

사회·문화 / 뉴시스 제공 / 2011-10-16 13: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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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82개국 951개 도시에서 15일 탐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국제 경제위기와 관련해 은행가들과 정치가들을 비난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는 자동차들이 불태워지고 은행 창문들이 부서지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 약 70명이 부상하고 많은 사람들이 체포됐다.

이날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월가(街)를 점령하다' 시위는 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확산됐으며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시위의 시발지였던 뉴욕에서는 약 5000명이 기업들의 탐욕과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며 가두 행진을 벌였다.

수 주 간에 걸친 언론들의 큰 관심과 집중 조명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시위 규모는 여전히 과거 G20(주요 20개국) 회의와 같은 정치 행사들에 항의하는 시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치 행사에 대한 시위에는 수만 명 규모의 시위대가 결집했었다.

15일 전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진 시위는 유럽 국가들의 채무 위기 해결을 위한 G20 재무장관 회의가 개최되는 것에 맞춰 이날을 '세계 행동의 날'로 정함에 따라 이뤄졌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그러나 지난 한 달 간 계속돼 왔지만 소셜 미디어에 의해 주도돼 왔고 뚜렷한 지도자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시위는 계속될 수 있을지 등이 불투명하다.

다른 곳들에서의 시위가 비교적 소규모로 평화적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이 가운데 수백 명이 폭도로 변해 자동차를 불태우고 은행과 상점 유리창 및 교통신호등과 표지판을 부수는 등 수 년 래 최악의 폭동이 발생했다.

로마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위는 저녁 늦게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미국에선 기대했던 것만큼 많은 시위대가 모이지 않은데 대해 시위대원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로이 시몬스(47)라는 한 시위대원은 "사람들은 TV로 시위 모습을 지켜보기만 할 뿐 직접 참여하려 하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참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경찰은 이날 시위와 관련, 27명을 체포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서는 소규모로 평화적 시위가 이어졌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약 3000명의 시위대가 드럼을 두드리고 구호를 외쳤으며 호주 시드니에서는 약 2000명의 시위대가 호주 중앙은행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도쿄와 대만, 홍콩 등지에서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거리 행진을 벌이며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에 동참했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 리스본과 오포르토에 약 2만 명의 시위대가 결집해 새로운 긴축정책 도입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으며 그리스에서는 약 4000명이 "그리스는 매물이 아니다"라며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 맞춰 1000여명의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으며 아일랜드의 더블린과 스페인의 마드리드, 독일의 베를린과 함부르크, 라이프찌히,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와 영국 런던 등지에서도 소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런던에서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시위에 동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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