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논란의 아랏뱃길, 유람선은 고사하고 자전거나…

사회일반 / 배정전 / 2011-10-24 09:26:25
5000톤급 '통통배'타고 中신흥부자들이?…장기간 적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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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오는 29일 시범운항을 앞둔 아라뱃길이 무리한 속도전 공사로 인한 부실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2일 찾아간 아라뱃길은 29일 시범운항과 연말 공식 개통을 앞두고 길이 18km, 폭 80m의 수로에 약 6m 깊이의 물로 채워졌다. 하지만 지난 여름 폭우로 허물어진 벽면은 아직 복구 공사가 끝나지 않아 흉물스런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았다. 또한 아직 수해 공사가 끝나지 않은 벽면은 초록색의 방수포로 덮여있었고, 일부 공사가 진행 중인 공원과 광장에는 덤프트럭들이 쉴새 없이 드나들어 어수선한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고인 물이 썩은 탓인지 물비린내와 악취가 진동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 시운항에 맞춰 '물류 혁신과 관광 시너지'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혈세 낭비와 환경 재앙'이라고 맞섰다.

정부와 사업시행자인 수공은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컨테이너 93만TEU(길이 20피트 크기의 표준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한 단위), 모래 1000만톤, 자동차 6만대, 철강재 57만톤을 수송하고 2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 3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시민단체의 우려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개통 초기 운항이 예정된 선박은 화물선 9척과 유람선 9척. 하지만 실제 몇 척이 운하를 오갈지, 부두 운영은 원할히 이뤄질지 미지수다. 특히 당초 가계약을 맺은 부두 및 선박 운영사들이 본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황은 이같은 우려에 대한 방증이다. 때문에 장기적인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인아라뱃길이 혈세를 잡아먹는 '괴물'로 변할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수공은 저자 보전을 위해 갑문과 주운수로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도록 요청했다. 또한 투자비(2조2500억원) 회수를 위해 운하 주변에 숙박ㆍ레저시설을 건설는 '마리나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자회사까지 설립했다. 하지만 수공이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수익사업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지적과 함께 더 큰 손실이 우려된다는 지저도 커지고 있다.

특히 5000톤급이 최대 한계인 경인아라뱃길에 통상 4만~5만톤급 이상인 크루즈호가 드나들 수 없다. 이는 '중국의 신흥부자들을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유치하겠다'던 정부의 설명과도 배치된다. 또한 경제성이 떨어지는 경인운하에 배를 띄울 물류 회사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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