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과 TPP 협정…中 맞불

외교·안보 / 배정전 / 2011-11-14 12:33:18

TPP.jpg

[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미국이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함으로서 일본은 물론 호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시장으로 진출하자 중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아세안과의 역내통합 추진을 가속화함으로서 아시아지역 경제 패권 장악을 위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환태평양협정 참여의사를 밝힌 9개국 정상들과 별도의 회의를 갖고 내년까지 협정 체결을 잠정 합의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회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지금까지의 성공과 성공적인 작업을 바탕으로 우리는 협정을 최대한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이곳 호놀룰루에서 약속한다"고 밝혔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TPP에 참여함으로서 아·태지역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환태평양협정은 오바마 행정부가 주장해 온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여정책'의 핵심이다.

지난해 미국의 아·태지역 수출은 7750억달러로, 미국 전체 수출량의 61%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25.5% 증가한 수치다. 장기간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미국으로서는 아·태지역에서의 경제영토 확장은 절대적이 탈출구다.

여기에 경제·군사적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미국은 이 지역을 중국에 빼앗길 수 없다. 한마디로 미국의 대(對) 중국 경제봉쇄정책의 일환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연설에서 "향후 수년간 아시아 상황은 미국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또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날로 커지는 아시아 각국이 미국이 역내에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이유다. 여기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10년여간의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아시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국제 정치환경도 미국이 아·태 지역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하는 원인 중 하나다.

후진타오.jpg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외연 확대에 중국은 미국에 맞설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대한 지속적인 영향력 확보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이 환태평양협정에 발을 담근 만큼 중국으로서는 더욱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위안화 무역결제 협정 체결에 속도를 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아세안과 역내 무역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위안화 무역결제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중국은 동남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철도·도로 등 인프라 건설 투자와 대외원조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이 한국과의 FTA 체결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크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FTA를 중요 통상정책으로 채택했으며 아세안 국가에 중국·일본·한국을 엮는 이른바 '아세안+3' 구도를 통한 경제통합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이 밖에 중국은 인도, 호주 등과 양자 간 FTA 협상 체결을 추진 중이다.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상하이협력기구를 통한 유라시아로의 영향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자유무역지대 창설도 거론된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