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보수신당설, 분당설 등 온갖 설이 난무하는 한나라당의 최근 분위기는 한마디로 '어수선'이 딱이다. 여기에 여권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 역시 정치보다는 정책에 방점을 찍고 있어 당내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높다.
# 한나라당에 나도는 '말·말·말'
10·26 재·보궐선거 패배 후 여당내 팽배한 위기감으로 인해 여권 내 곳곳에서 온갖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63)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여러 사람들과 활발한 토론을 하고 있으며 12월에는 (창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과 여권 인사들이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이와 별도로 친이계 일부가 탈당해 민주당 내 원로그룹 등 일부와 손잡고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소문도 있다. 청와대 관여설이 제기된 가운데 이재오 전 특임장관(66)이 트위터에 밝힌 '객토론'을 이 소문과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또한 '한나라당·이명박 정권 프레임으로는 안된다'는 시각에 따라 일부 친박계·쇄신파들은 분당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색채를 씻어내어야만 살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분당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근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영남 중진급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탈당해 지난 총선 때 '친박무소속연대'처럼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말도 있다.
# 난무하는 신당설 그 속내는?
여권 내 신당창당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설사 성사되더라도 파괴력은 미미할 것으로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우선 신당창당 등을 이룰 구심점이 없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정계개편에 부정적인 게 가장 큰 장벽이다. 여기에 정계개편론에 거론된 당사자들도 신당 창당에 적극적이지 않다. 박세일 이사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당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은 각 계파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 친박과 소장파에서 제기되는 정계개편론은 청와대 압박론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친이계 정계개편론의 이면에는 '박근혜 흠집내기'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강조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60)는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실력은 검증된 게 없는데 주변에서 신비주의로 감싸고 있다. 이건 정상적인 정치가 아니다"라며 박 전 대표를 비난했다.
# '박근혜 역할론' 재점화
여당 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어수선한 한나라당을 정비하고 쇄신을 주도해야한다며 '연말 등판론'을 힘을 얻으면서 구체적인 등판 시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과 내년도 예산이 처리된 직후 박 전 대표가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연말 등판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방치할 경우 박 전 대표가 손쓸 수 없을 상황까지 치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 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도 박 전 대표의 연말 등판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들 사업에 대한 입장을 요구 받을 가능성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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