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신형 시빅 "잘 달리는데 소음이…"

기업일반 / 뉴시스 제공 / 2011-11-16 15: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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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 개발 중, 차값 2690~3690만원대
핸들링·가속성능 무난, 바닥소음은 난제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가든 수목원에서 혼다의 9세대 시빅 미디어 시승회가 열렸다. 시빅은 지난 39년간 9세대를 거치며 전 세계 160여개국에서 무려 2000만대나 팔린 차량이다.

때문에 혼다 역시 이번 9세대 시빅에 대해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엔고와 대지진, 태국 홍수 등으로 판매가 급감해 난감한 상황에서 새롭게 나온 차량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출시 당시 국내에서도 연간 2000대(월 200대 수준)를 팔겠다며 권토중래의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시빅에 대한 간단한 설명 이후 곧바로 시승에 들어갔다. 준중형급인 시빅은 국내에 하위급인 LX와 상위급인 EX가 도입됐다. EX에는 HID 헤드램프와 VSA(차체자세제어장치), 사이드커튼에어백이 적용됐지만 LX에는 없다. 시승차는 EX 가솔린 모델.

시빅의 차체 크기는 전장 4550㎜×전폭 1755㎜×전고1435㎜다. 엔진은 1798㏄ 직렬 4기통 SOHC i-VTEC에 전자제어식 자동 5단 변속기를 물렸다. 최고출력 142마력(6500rpm), 최대토크 17.7㎏·m(4300rpm)이며 이산화탄소(CO)배출량은 161g/㎞, 연비는 14.5㎞/ℓ다.

9세대 시빅은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해 원 모션 실루엣을 반영했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엔진, 차량 경량화 등 성능 개선을 통해 연비와 승차감을 개선했다.

외관은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한 원 모션 실루엣을 반영했으며, 와이드하고 다이내믹한 느낌이 강조된 전면과 차체의 디테일과 일체감이 느껴지는 뒷모습이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콕핏(항공기 좌석, Cockpit) 타입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적용해 운전에 필요한 기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쉽게 말해 센터페시아 부분이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말이다.

전면부 계기판은 이전 모델과 동일한 이중 구조(인텔리전트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i-MID))다. 다만 위쪽 계기판의 크기를 대폭 키워 속도계의 시인성이 확대됐다. 기존 멀티플렉스 미터를 새롭게 디자인한 것이다. 운전석 쪽 시야 확보를 위해 A필라를 이전모델보다 얇게 디자인했다.

'인텔리전트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i-MID)'는 스티어링 휠의 스위치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5인치 칼라 TFT LCD 모니터에 연비, 트립, 오디오 등의 각종 정보들을 손쉽게 컨트롤하고 확인 할 수 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엔진, 변속기, 공력성능 등을 대폭 개선해 연비를 기존 대비 끌어올린 점이다. 연료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혼다 가솔린 모델 최초로 'ECON 모드'를 적용했다. ECO가이드를 통해 경제 운전습관도 기를 수 있게 했다.

핸들링 성능도 향상됐고, 승차감도 개선했다. 경량화된 고강성 바디를 채택해 차체 경량화를 실현, 주행 성능과 연비 효율성도 높였다. 특히 업그레이드된 1.8L i-VTEC 엔진은 기존모델에 비해 약 9% 향상된 공인연비 14.5㎞/ℓ를 실현했다.

시승코스는 제이드가든 수목원을 출발해 경춘가도(46번국도)와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강원도 홍천IC 인근을 돌아오는 왕복 100㎞ 거리였다. 대략 2시간가량 걸렸다. 2인 1조로 운전을 하는 터라 중간 기착지에서 제이드가든 수목원까지 약 50㎞ 가량을 운전했다.

준중형에 1.8ℓ 엔진을 얹은 데다 최대출력과 최대 토크가 6500rpm과 4300rpm에서 뿜어져 나오는 터라 매력적인 출력이나 가속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최고 200㎞/h까지 속도를 낸 시승자가 있을 정도로 준중형차 치고는 달리기 성능은 빠지지 않았다. 핸들링도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고 적당했다. 그립감도 적당하다.

가속 성능을 확인해 보기 위해 속도를 올렸다. 100㎞를 넘기는데 약간 버거운 느낌이 있었지만 이후부터는 무난하게 달렸다. 출력이나 토크가 준중형에 맞게 설계돼 있어 힘이 달리는 것은 어쩔 수 없어보였다. 태생부터 고속주행을 위한 차량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소음이었다. 80㎞/h 어간부터 바닥에서 소음이 치고 올라왔다. 100㎞/h를 넘기면서부터는 양쪽 사이드미러에서 풍절음이 거슬리게 들려왔다. 최고속도를 170㎞/h까지 끌어올리는 동안에는 옆 사람과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다.

혼다코리아 측은 소음을 줄이기 위해 뒷바퀴 쪽과 바닥에 방음재를 추가해 이전모델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주행 소음의 주범은 타이어라는 것.

하이브리드 모델도 10㎞ 정도 타봤다. 너무 짧은 거리여서 자세히 기술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인 출력이나 승차감 등은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가솔린 모델과 차별화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최신 1.5ℓ i-VTEC 엔진과 부피와 무게를 줄여 출력이 향상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썼다. 덕분에 혼다만의 독자적인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A가 탑재되어 공연연비가 24.7㎞/ℓ에 달한다.

차값은 가솔린 모델의 경우 ▲LX 2690만원 ▲EX 279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 3690만원이다. 아직 내비게이션이 없는데, 현재 매립형으로 개발 중이다. 옵션으로 내놓을 예정이어서 내비 옵션을 선택할 경우 현재 차값에서 100만원~150만원 가량 오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비싸지도 그렇다고 싸지도 않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하면 2690만원~2790만원선이다. 내비를 제한 동급 차량들을 보면 포드 포커스 2.0ℓ(연비 13.5㎞/ℓ) 가솔린 2910~3370만원, 쉐보레 크루즈 가솔린(연비 13㎞/ℓ~19.7㎞/ℓ, 1.6ℓ·1.8ℓ·2.0ℓ(디젤)) 1471만원~2233만원이다. 같은 일본차인 토요타 코롤라 1.8ℓ(연비 13.5㎞/ℓ)이 2590~2990만원이다. 포커스보다는 저렴하지만 크루즈 보다는 최고 120만원 이상 비싸다. 언급한 차량들이 대략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날 시승회에 참석한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혼다의 전통과 역사를 보여주는 모델인 시빅의 2012년 형 9세대 '올뉴 시빅'은 성능과 실용성을 모두 추구하는 고객의 필요를 적극 반영해 한층 더 고급스럽게 발전했다"며 "39년의 역사 동안 세계적으로 사랑 받아 온 월드 베스트셀링카의 명성을 앞으로도 9세대 올뉴 시빅이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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