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저한 '이국철 수사'로 '정치검찰' 의혹 벗어라

법원 / 박대웅 / 2011-11-18 15:18:47
실세 앞에 작아진다는 오명을 검찰은 스스로 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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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검찰이 17일 SLS그룹 이국철 회장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소환해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이미 두 사람은 지난달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여론이 거센 바 있다.

이번에도 이 회장에 대한 영장이 먼저 청구됐다. 검찰은 이 회장을 구속해 놓아야 입을 열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을 100% 신뢰할 수 없다. 그동안의 수사 과정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검찰은 애초 이 사건 수사 자체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다 청와대의 한 마디에 서둘러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비리 혐의자인 신 전 차관보다 폭로자 수사에 방점을 찍은 듯한 구속영장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이 불과 한 달 전이다. 검찰은 그 뒤 신 전 차관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적극성을 띠고 있다고 하지만, 불과 한달 사이에 이런 행태가 얼마나 변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을 스스로 벗어던질 기회말이다. 검찰은 신 전 차관에 대해서는 SLS조선이 군산국가산업단지에 조선소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해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안국포럼과 대통령직인수위 당시 그랜저 차량을 제공받은 행위의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검사장급 간부들과 회동에서 SLS 사건 수사 무마 여부도 밝혀야 한다.

특히 이번 수사에서 밝혀야하는 시금석은 바로 이 회장이 17일 언론사에 공개한 '비망록'이다. 이 비망록에는 정권 실세에게 60억원을 줬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검찰 수사에도 역시 SLS그룹의 200억원대 자산이 대영로직스로 넘어간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더욱이 검찰이 60억원 전달자로 비망록에 등장하는 이 회사 문모 대표를 체포해 실세와의 관련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하니 검찰의 결과물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또한 이 비망록에 모 종교계 인사가 이 회장에게 폭로 중단을 회유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어 검찰이 정권 실세 비리게이트를 얼마나 파헤칠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번을 기회로 실세 앞에서 작아진다는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씻고 국민 앞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국철 수사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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