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지급액 17조원 역대 최대…적립 배율 0.1배로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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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 실업인정신청 접수 [제공/연합뉴스] |
고용보험기금이 재정 건전성 위기에 직면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실업급여 지출이 급증하면서 사실상 기금의 가용 재원이 고갈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2025회계연도 고용보험기금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사업비 지출액은 20조 9,4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3% 증가한 수치로, 고용 충격이 극심했던 202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20조 원대를 돌파했다.
재정 악화의 주범은 실업급여 계정이다.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7조 4,83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모성보호 급여의 지출 확대와 더불어 제조업·건설업 등 기간 산업의 부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실업급여 하한액 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기금의 '체력'이다.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은 5,920억 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연말 총적립금은 7조 8,003억 원으로 보이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예수금을 제외한 '실질적립금'은 불과 796억 원에 그친다.
사실상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완충 능력이 거의 사라진 셈이다.
고용보험법은 대량 실업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연간 지출액의 1.5~2배를 여유자금으로 적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적립 배율은 0.1배에 불과하다.
이는 2024년(0.2배)보다도 더 하락한 수치로, 기금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감사원 역시 앞서 기금 감사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고용위기 대응 여력이 현저히 낮다"며 재정 건전성 확보를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고용 시장마저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만 명 감소하며 1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취업자 감소는 곧 보험료 수입의 감소로 직결되는 반면, 실업급여 지출은 늘어나는 구조적 악순환이 고착화될 우려가 크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도 개선을 위한 노동 당국의 대응은 지지부진하다.
노동부는 지난해 11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나, 모성보호급여 재원 분리,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 보험료율 인상 등 민감한 의제들 사이에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이며, 결과가 도출되는 대로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고용 한파와 재정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덮치면서 실효성 있는 처방전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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