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는 장소 '공개' 기본설정 탓…카카오 "비공개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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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맵 화면 |
카카오의 지도 앱 '카카오맵'을 통해 이용자들 신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카오맵 이용자가 자신의 신상정보를 즐겨찾기로 설정해놓고 이를 전체 공개로 둔 것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부대 이름과 위치를 드러낸 이용자도 있었고, 성매매 업소 리스트를 누구나 볼 수 있는 즐겨찾기 목록으로 해둔 이용자도 있었다.
카카오맵에서 즐겨 찾는 장소를 저장하면 폴더 이름을 입력하도록 돼 있는데, 이때 정보 공개 여부를 묻는 항목이 휴대전화 자판에 가려지는 데다가 기본 설정이 '공개'로 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카카오맵을 써 보면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 줄줄 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맵을 검색해 보면 내가 어디 사는지, 다니는 회사는 어딘지, 내 가족에 대한 정보까지 술술 흘러나온다. 심지어 군사 관련 기밀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다.
이것은 리뷰를 다는 사용자들이 집 주소는 물론 친구와 부모님 아파트 동 호수까지 줄줄이 나올려놓기도 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심지어 병다니는 병원 자주 가는 헬스, 미용실도 다 드러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즐겨 찾는 장소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아니어서 기본값을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실명으로 서비스를 쓰면서 민감한 정보를 올려두고는 전체 공개로 저장해뒀으니 카카오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사실상 신상공개가 되어버린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에 비겁한 변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카카오 측은 "즐겨찾기 폴더 설정 기본값을 '비공개'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작업 중"이라며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사전에 좀더 카카오측이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실제 문제를 찾아내는 노력이 게을렀다고 지적하면서 빠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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