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와 원 달러 환율 등을 고려…사상 처음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정책일반 / 정민수 기자 / 2022-08-25 17:10:59
-기준금리 2.25→2.50%, 0.25%p↑, 작년 8월 이후 1년 새 2.00%p 뛰어
-금통위 "물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 금리인상 기조 지속 필요", 추가 인상 시사
▲ 사진=기준금리 인상 설명하는 이창용 총재 [제공/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네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에 대해 "앞으로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5월 전망치(2.7%·2.4%)를 하회하는 2.6%, 2.1%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4.5%·2.9%)를 크게 상회하는 5.2%, 3.7%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은도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공식적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4년만에 가장 높은 5.2%로 올려잡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0.1%포인트 낮췄다.

아울러 금통위는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방향에 대해 "국내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 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 것은, 아직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출석해 "물가 (상승률) 수준이 2∼3%면 국민이 물가 상승을 못 느끼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상승세가) 가속된다"며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인상의 중요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 한미 기준금리 추이 [제공/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처지였다.

특히 연준의 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통화 긴축 의지가 다시 확인된 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1,346.6원(장중)까지 뛰자 금리 인상 필요성은 더 커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은 불가피했다"며 "물가 상승세가 워낙 거세고 한·미 금리 역전을 장기간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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