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데일리매거진=김태일 기자]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3일 박근혜 정부 실패는 청와대 일부 참모들의 전횡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지난 6월 자신이 사직하는 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갈등이 있었다고도 했다.
삼성그룹 인사전문가 출신으로 발탁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가 지난 6월 사직한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청와대 일부 참모들의 전횡을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처장은 "올 1월 청와대에 공직사회 개혁을 담은 정책안을 올렸는데 세 차례나 거부당했다"며 "이때부터 (청와대에서) 사실상 그만두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이어 "인사처의 개혁안에 청와대 다른 수석들은 모두 공감했지만 한 명만 끝까지 반대했다"며 민정수석실이 인사처의 공직사회 개혁을 가로막았다고 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지목한 셈이다.
또한 지난 3월 중순부터 청와대 국정홍보실이 이근면 전 처장의 언론 인터뷰 일정 및 인사처의 각종 보도자료에 대해 사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전 처장은 청와대 인사위원회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생긴 청와대 인사위원회는 각 부처 장관과 차관 및 공공기관장 인사를 결정하는 기구인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각 수석비서관이 참여한다. 하지만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정식 멤버가 아닌 데도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병우 전 수석과 이재만 전 비서관이 인사위원회에서 사실상 장·차관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 전 처장은 "공직자 기강을 감시해야 할 민정수석실이 장관과 차관을 임명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가 인사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지난 6월24일 전격 퇴임했는데 공교롭게도 그의 후임으로는 경북 영주 출신인 우 전 수석과 동향인 김동극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이 임명됐다.
한편, 이 전 처장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에 대해선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이 터지면서 일반 국민들도 최씨의 존재를 알고 있지 않았냐"며 "청와대 수석과 장관들도 당연히 최씨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씨가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은 알았겠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대부분 몰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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