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5차 대규모 촛불 집회…200만 국민 모두 외쳤다

사회 / 송하훈/김영훈 / 2016-11-26 23:50:28
野 3당-문재인·안철수 등 잠룡들 총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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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송하훈/김영훈 기자]


[데일리매거진=송하훈/김영훈 기자] 2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촉구' 제5차 촛불집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광화문에만 150만이 모였으며 전국 곳곳에서 40만의 촛불이 타올랐다.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대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9시40분 기준으로 서울 광화문에 150만명이 지역에서 40만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으로 집회가 청와대 인근 200미터 앞, 오후 5시까지 허용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내자동 사거리를 넘어 청와대 코 앞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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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송하훈/김영훈 기자]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청와대를 향해 "국민이 승리한다.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가 몸통이다. 박근혜를 구속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날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 따르면 궂은 날씨 속에도 저녁 8시 기준 서울 광화문 광장에만 130만이 넘는 시민이 모였고, 전국적으로는 160만명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 12일 집회 때 100만명을 넘어선 사상 최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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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송하훈/김영훈 기자]


첫 눈에도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 이어가
추위ㆍ강바람 이긴 대한민국 국민 함성


10도 안팎의 포근한 날씨 속에 치러졌던 1~4차 촛불집회와 달리 5차 집회가 열린 이날 아침은 짙은 눈발이 날리고 0~2도의 추위가 몰아쳤다.


이날 오후 1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시민평의회' 사회자는 오히려 눈이 내리는 것을 언급하면서 "'하야 눈'이 내리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오히려 눈을 이용해 집회 참석자들의 사기와 힘을 북돋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눈이 가장 강하게 내린 오후 2∼4시께에는 참가자들 대부분이 우산을 쓰거나 1회용 비닐 비옷을 입었다.


내린 눈이 녹아 땅바닥이 젖은 탓에 참가자들 대부분이 등산용 간이방석을 깔고 앉았다. 현장에서 나눠준 유인물 등을 방석 대용으로 이용한 이전 집회와 달라진 모습이었다.


해가 떨어지고 본 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6시께가 되자 사람들이 말할 때마다 입김이 나오는 것이 보일 정도로 날씨가 추워졌다.


그러나 시민들은 궂은 날씨에 아랑곳 않고 "박근혜는 퇴진하라" "지금 당장 퇴진하라"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구호를 외치며 차분하게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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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송하훈/김영훈 기자]

청와대 인근 35만명 운집…인파 계속 늘어날 듯
청와대 3면 둘러싸고 구호 외쳐…"박근혜 퇴진하라"


또 이날 오후 5시 기준 35만명(주최 측 추산)이 운집한 가운데 시민들은 청와대 200m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걸어가 평화롭지만 단호하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했다.


'5차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35만명이 모여 청와대를 포위하는 '인간띠 잇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청와대와 불과 200m거리인 청운동사무소에서 반대편 삼청동까지 시위대가 가득 차 청와대를 포위하고 있다"면서 "광화문과 서울시청까지 이어지는 인파는 계속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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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송하훈/김영훈 기자]


이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복궁을 에워쌌고,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인간띠'가 청와대를 아래서 포위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6시 이후부터는 대부분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갔지만 일부 시민들은 남아 경찰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당초 법원이 이날 사직대로와 율곡로 이북 지역의 집회·행진을 허용한 시간은 오후 5시까지였지만, 이미 청와대 앞으로 몰려든 시민들이 5시 이후 다시 광화문 광장까지 물러설 가능성이 적어 청와대 앞의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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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경복궁역 인근 거리에 세워진 경찰 차벽에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이 피켓을 붙이고 있다.


야3당 광화문 집결…시민들과 한목소리
문재인 "박 대통령-최순실, 부정재산 전부 몰수해야"
박원순 "박 대통령 있어야 할 곳은 靑 아닌 검찰청"
안철수 "대통령 직무의 처음-끝은 헌법준수·수호"


이밖에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도 자체 행사를 가진 뒤 광화문에 집결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출구는 없다. 버틸수록 국민의 분노만 더 커질 뿐"이라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어 "끝까지 국민의 하야하라는 민심을 못들은 척 외면한다면 남은 것은 탄핵뿐”이라며 "국회는 탄핵으로 헌정초유의 국정농단을 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추 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 "이제 친박이니 비박이니 탄핵으로 흥정할 시간이 없다. 누가 헌정질서를 파괴했는가. 누가 국정을 파탄 낸 대통령을 엄호해왔는가"라며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든 대통령과 그 대통령을 엄호해 왔던 새누리당, 마지막 책임을 다 해야 한다"며 탄핵 동참을 압박했다.


야권내 차기 대권주자들도 일제히 촛불집회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면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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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눈이 내린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 참석한 추미애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대통령은 없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었고 최순실 일가의 대통령이었다"며 "돌이켜보면 2012년 12월부터 오늘까지 지난 4년 간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없었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지는 정직한 대통령은 없다"면서 "대통령이 스스로 내려오든 탄핵으로 끌려 내려오든 퇴진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내려 올 때까지 물러날 때까지 촛불을 더 많이 들고 해야 한다"며 "비바람과 폭풍우가 몰아쳐도 우리는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과 바로 옆에서 당 대회를 개최한 국민의당 역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새누리당에서 박 대통령을 위해 맹목적으로 충성했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반성·회개·사과하고, 우리 야3당과 함께할 양심적인 새누리당 의원들과는 반드시 탄핵의 대열에 설 수 있도록 우리가 용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국민의당은 선 총리 후 탄핵을 주장해왔지만 야3당과의 공조로 탄핵 절차를 밟기 위해 (주장을) 거둬들였다"며 "(탄핵 가결 정족수인) 3~40표를 확보하기 위해 양심적인 새누리당 의원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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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촛불집회를 앞둔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당원보고대회에 참석한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등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대한민국 사회의 썩은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학교, 사법 체계, 회사에 이르기까지 뿌리부터 썩었다"고 지적하며 "대한민국 공무원을 개인 비서처럼 (이용하고) 국가 기관을 개인 회사처럼 (사용하고) 대한민국 재산을 개인의 돈처럼 쓴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 대통령 직무의 처음이자 끝이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하는데 헌법을 파괴한 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라고도 했다.


안 전 대표는 "70년대 정경유착이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에 그대로 살아있다"며 "70년대 정경유착은 정부가 주도해 기업의 팔을 비틀었는데 21세기에는 기업이 정부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고 모든 손해를 우리에게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공동대표 역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박근혜 퇴진 이동당사 출범식을 열고 박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정경유착의 해체를 주장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껍질을 벗겨보니까 그 한복판에 뿌리 깊은 정경유착이 있었다"며 "재벌들이 먼저 정권에 (돈을) 갖다 바친 것, 알아서 상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뿌리 깊은 정경유착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를 만들었다"며 "이번 기회에 뿌리 깊은 정경유착을 근절해내지 못한다면 청년들이 원망하는 '헬조선'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정의당은 이번 국정조사와 특검 과정을 통해서 박근혜 게이트에 공모한 재벌 총수들을 비롯해 삼성의 죄상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최측은 광화문광장 무대에서 시민의 자유발언으로 이루어진 시민 필리버스터를 비롯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관련된 퀴즈 등 각종 공연을 준비해 새벽 5시까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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