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경제매거진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한국 경제정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등에 이어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서민경제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또 최근 기름 값이 연일 오르고 있는데다 맥주, 빵, 계란, 라면 등 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품목 가격도 일제히 인상되자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정부와 통계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오르는 등 1대를 기록하고 있다. 개편된 물가지수를 적용할 경우에도 0.1%포인트 낮은 0.94%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연속 0%대에 머물던 소비자물가는 9월 1.2%로 올라서는 등 석 달 연속 1%대를 달리고 있다. 특히 10월과 11월은 연중 최고수준인 1.3%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경기부진 속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도 맞물려있다.
또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 1300조원 시대도 '소비 절벽'우려를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탄핵정국 등 일련의 악재가 거듭하는 과정에서 확산되고 있는 AI의 후폭풍은 실물경제 문제로 전이될 판이다.
식료품 가격 '들썩'…라면업계 18곳 가격 줄줄이 인상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자사 라면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브랜드는 전체 28개 중 18개로, 조정된 가격은 오는 20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가격 인상 결정에 따라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오른다.
농심 측은 가격 인상에 대해 "2011년 11월 마지막 가격조정 이후 누적된 판매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분 때문"이라며 "라면이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삼양식품 등 경쟁업체들은 외부적으론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 1위 농심이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리면서 내부적으론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높다.
파리바게트도 지난 4일 빵과 케이크 193개 제품을 평균 6.6%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OB맥주가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코카콜라가 콜라와 환타 가격을 5% 올렸다.
계란도 최근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해 판매용 계란을 낳는 닭(산란계)이 대거 살처분되면서 한 판(30개)이 7,000원에 육박하는 상황을 보이면서 내년 서민들의 '식탁 물가'는 비상이 걸렸다.
일부 채소값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당근 도매가격(6일 기준)은 20㎏당 6만6,9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460원) 대비 262%나 급등했다. 양배추도 8㎏당 1만4,035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45% 폭등했다. 작황이 부진한 무, 감자, 대파, 마늘 등도 가격이 올랐다.
이처럼 생활 물가가 오르고 있는 반면 가계 소득은 제자리다.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3분기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에 불과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째 0%대다.
앞서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생경제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 부총리는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을 갖고 저소득층 등 민생경제에 더 이상 주름이 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늘(2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고 민생경제 수습방안을 비롯한 경제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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