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매거진=김태일 기자] 계란에 이어 주요 농산물까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설 명절 준비에 초비상이 걸렸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라면과 콜라에 이어 AI 파동 영향으로 계란 한 판(30알)값은 1만원대 이상까지 치솟았고 식용유 가격도 대폭 인상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소주와 맥주값이 또 다시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월급빼고 다 오른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장 시즌이 지났지만 배추값이 만만치 않다. 한 포기에 4354원으로 평년(2893원)보다 50.5% 뛰었다. 깐마늘, 대파 등은 평년 대비 가격이 30% 이상 올랐고 콩나물, 오이, 시금치, 토마토 등 가격도 상승세다.
이처럼 농산물 값이 급등한 것은 지난해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과 가을에 찾아온 태풍 '차바' 영향으로 분석된다. 길어진 폭염에 과일과 밭 작물이 한 차례 초토화됐고, 태풍 탓에 비가 많이 내리고 평균 기온이 떨어지면서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한 무와 당근 등 작황이 악화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생산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주산 무와 당근이 태풍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온실과 비닐하우스 등 시설 재배 물량이 풀리는 봄까지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축산물 중에는 AI 사태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계란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특란 한판(30알) 평균 소매가가 8960원으로 평년(5539원)보다 61.7% 높았고, 지역별 최고가는 1만6원을 기록해 '1만원 선'을 돌파했다.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확 오른 소고기 가격도 부담스럽다. 한우 갈비는 1등급 100g당 5168원으로 평년(4310원)보다 19.9%, 한우 등심은 1등급 100g당 7821원으로 평년(6362원) 대비 22.9% 각각 올랐다. 한우 대체재인 미국·호주산 소고기 가격도 6~13% 덩달아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국제 유가와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 유가와 국제 곡물가격이 앞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은 확실하다"며 "이로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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