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뉴스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 이후 가시화된 중국의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8월 70.2%였던 중국인 관광객(游客:유커) 증가율은 9월 22.8% 10월에는 4.7%로 떨어지면서 금한령에 의한 한국 관광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을 제외한 일본, 대만, 홍공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늘어나고 있으나, 유커들이 줄어드는 현상은 현재 대한민국 경제에 직격탄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면세점 매출에서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외국인 매출의 80%에 육박했다. 국내 면세점이 중국 관광객에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금한령의 타격은 이루말할 수 없게된다.
■한류 초토화 시킨 '금한령'
지난해 10월 이후 중국 현지에서 한류 연예계 사업 등 비지니스가 초토화 수준이다. 한류스타의 현지 공연, 광고 출연, 한국 영화 개봉도 모두 0건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승인을 해주지 않아 사실상 원천 봉쇄됐다.
불과 10월 이전까지 '태양의 후예', '함부로 애틋하게',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등의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송됐으나 최근 '사임당 : 빛의 일기',와 '푸른바다의 전설'에 대한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심의가 불발됐다.
그 후폭풍으로 '사임당'은 한국 방송 일정까지 연기됐고, '푸른바다의 전설'은 국내에서만 방송을 시작했다.
비, 아이콘, 비스트, 황치열 등 K팝 스타들도 2016년 상반기에 대거 공연을 했지만 10월 이후에는 한 건도 진행되지 않았다. 광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송중기, 송혜교, 박신혜, 추자현 등 한류스타들이 대거 모델로 활동했지만 역시 10월 이후에는 광고 승인 건수가 없다. 송중기는 중국산 스마트폰 모델에서 교체됐고 김수현, 송혜교 등을 모델로 쓰려던 화장품 업체들도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영화 역시 10월 이후 중국에서 한 편도 개봉되지 않았다. '부산행', '터널', '럭키' 등은 중국에서 판권이 팔렸지만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금한령 움직임에 뒤숭숭했던 연예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금한령에 따른 공포심이기 때문에 이에 지나치게 동요해서는 중국의 수에 말려든다는 주장이다.
한국에서 지레 크게 겁을 먹은 모습을 보여주면 이를 빌미로 중국의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유통ㆍ관광업까지 불똥
중국이 사드배치 보복 조치로 금한령를 엄포한 뒤로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여행·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방한 유커들이 9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아직까지 큰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으나 상용비자와 선상비자 요건 강화 등 점차 '보복성 대응'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중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이 절반에 육박하므로 한국과 중국간 여행이 제한되면 중국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실제로 사드가 배치되면 어느 정도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인 단체 유커들의 한국 방문 취소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개최된 '2016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참석 예정이었던 중국인 300명이 예약을 취소했고 다음 달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중국전을 보려던 중국인 단체 유커 3000명도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줄어들자 국내 유통업 또한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국내 면세점들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80% 가량이다. 일부 면세점은 이달 매출이 반토막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커들이 대량으로 구입하는 화장품 관련주 역시 연일 약세다.
현재 국내 면세점들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은 80% 가량이다. 일부 면세점은 이달 매출이 반토막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커들이 대량으로 구입하는 화장품 관련주 역시 연일 약세다.
중국 정부의 '금한령' 조치를 바라보는 국내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자국이기주의도 지나치지만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비책도 문제"라며 "관광 산업의 다변화와 함께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중국 의존도 지나쳐 개선 필요
한국 경제를 죄어드는 중국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외국인 관광객의 약 40%가 중국인이다. 문화,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시 기획 단계부터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는 추세라 대외 정세 변화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크다.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유커들이 더욱 감소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한국의 내수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관광객과 문화 수출 산업의 구성을 다변화 하고 내수활성화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