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부제철 정문 ⓒ데일리매거진DB
[데일리매거진=이재만 기자]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만료 기간이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있는 가운데 최근 전기로 매각이 예상과 다르게 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이란 업체가 신용장(L/C) 개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란은 미국 제재 우려가 높은 지역인데 현지 은행에서 L/C 개설을 해주지 않고 있어 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수출할 경우 L/C 개설이 안 되면 T/T(전신환) 등의 방법을 통해 거래를 하는데 이 경우 신용도가 L/C보다 낮아 위험도가 높아진다.
전기로 매각 금액이 1,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단순 무역 거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래 대금이 크기 때문에 L/C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의 매각을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각 비용이 상당한 만큼 현금으로 거래가 힘들기 때문에 신용장 개설이 매각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매각에 대한 주요 협상은 끝났지만 이러한 현지 사정으로 인해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만료 기간은 내년 봄으로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에서 전기로 매각 지연은 워크아웃 졸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이 지난 7일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27개 출자회사 관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자신들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68.6%) 가치(지난 6월 장부가 기준)를 5800만원, 한국GM 지분(17%) 등 5개 기업은 0원으로 평가했다.
기업의 지분 가치는 보유 자산, 매출액, 손익, 미래가치 등을 감안해 결정된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GM은 오랫동안 적자를 본 데다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도 불투명해 산업은행이 기업 가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판정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 중인 출자회사는 대우조선해양 등 27곳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5년 말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 중 금융 업종을 제외한 132개 회사의 지분을 3년 안에 집중 매각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지난 8월 기준 중소·벤처기업 등 105곳(전체의 80%)의 지분을 2조800억원에 매각해 1조551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아직 지분을 갖고 있는 27곳 중 상당수는 지분 가치가 극히 낮았다.
27곳 가운데 한국GM, 한일건설(4.7%), 우림건설(13.8%), 다산(12.2%), 원일티엔아이(8.9%) 등 5개 기업의 지분 가치가 0원이었다.
또 STX조선해양(43.9%), 동부제철(37.1%), 포스텍(6.1%), 코스모텍(25.6%)의 지분 가치는 각각 1500만원, 1300만원, 100만원, 12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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