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이상은 기자] 대기업 총수일가들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분율이 두 배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들의 총수일가 지분율이 2배 이상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13일 밝혔다.
공정위가 발표한 '2018년 9월 기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지주사는 173개로 전년(193개) 대비 11.5%(20개) 줄었다. 지난해 9월 이후 일반지주사 10개가 신설되고 29개가 제외됐으며 금융지주회사 1개가 제외됐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5천억 미만 중소 지주회사들의 지주회사 제외 신고가 가능해짐에 따라 지주사에서 제외된 30건 중 22건이 신고에 따라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지주사의 재무 현황을 보면 173개사의 평균 자산총액은 1조6천5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천548억원 늘었다.
올해 기준 자산총액 5천억원 미만 중소 지주사는 103개로, 전체 지주사의 59.5%였다. 작년 비율 67%보다 7.5%포인트 줄었다. 시행령 개정으로 이들도 지주사에서 제외돼야 하지만 공정위는 10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173개 지주사 평균 부채비율은 33.3%로, 법률상 규제 수준(200% 초과 금지)보다 크게 낮았다. 평균 자·손자·증손회사 수는 각각 5.0개·5.2개·0.5개로, 전년(자 4.8개·손자 4.8개·증손 0.6개)보다 대체로 증가했다.
일반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72.2%(상장 39.4%·비상장 82.8%), 81.7%(상장 43.0%·비상장 83.6%)로 법률 규제 수준(상장 20%·비상장 40%)을 충족했다.
지주사와 소속 자·손자·증손회사 자산총액 합계액이 기업집단 소속 전체 회사 자산총액의 절반 이상인 '전환집단' 수는 SM이 빠지고 메리츠금융이 편입됨에 따라 작년과 같은 22개를 유지했다.
기업별로 보면, 총수일가 지분이 11.01%였던 SK는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이후에 30.45%까지 확대됐다. LG도 7.4%에 그쳤던 총수일가 지분율이 34.03%로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7.7%에서 55.18%로, 한진중공업은 16.89%에서 50.11%로 각각 총수 일가 지분율이 늘어났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 체제 밖의 회사는 11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46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회사였다. 그동안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총수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 계열사를 두고 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공정위는 SK디스커버리, 예스코홀딩스 등 체제 밖 계열사를 체제 내로 편입하는 사례가 있으나, 체제 밖 계열사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대상회사 및 사각지대에 속하는 회사가 57%나 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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