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 수상한 유상증자 의혹 제기…진실은?

기업일반 / 이재만 기자 / 2019-01-22 14:17:16
1주당 배정가격이 주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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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이재만 기자] 자동차 전장 사업을 주업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새 주인이 된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이어가자 '소액 유상증자'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시사브리핑이 단독보도했다.


지난 21일 한국거래소의 한국테크놀로지 올해 첫 주식 거래일인 지난 2일에서 633원으로 주식장을 마감했다.


이후 지속적 상승세를 이어오다 21일의 종가 기준은 지난 2일에 비해 무려 184% 상승한 1165원에 주식장의 거래를 마쳤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20여일 사이에 주가는 두 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수상한 '소액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회사측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취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청약개시일과 종료일은 지난 10일이며, 납입기일은 16일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이달 31일이다. 이에 따른 신주발행 주식은 179만2114주로 회사 전체 지분의 2.6%에 해당된다.


이번 유상증자의 1주당 배정가격이 주가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것도 시장에서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시장에서는 의혹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상증자 청약이 진행된 10일 기준 종가는 944원이다. 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1주당 558원에 배정받은 금액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21일 종가가 1165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테크놀로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이미 208%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청약일로부터 3∼5거래일 이전 평균가를 기준으로 했으며 10% 할인 적용해 산정한 금액”이라고 해명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이번 유상증자 목적에 대해 “회사 운전자금을 위한 조치”라고 공시를 통해 설명했지만 실제 취재 결과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한 조치라는 해명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신주를 배정받는 사람도 일상적이지 않다.


이와 관련 신주 배정자는 한국테크놀로지와는 별도의 기업인 한국코퍼레이션(코스닥 상장사)에 근무중인 과장급 직원 A씨로 확인됐다.


이는 통상적으로 상장사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한 기업의 과장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증권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에 대해 해당 A씨에 문의한 결과 “해당 유상증자를 실시하기 전 회사의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내부 회의를 거친 결과, 직원들의 복지차원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도 일부 금액을 입금했지만 다수의 회사 직원들이 배정받을 주식을 자신이 대표해 받게 됐다”며 “일부 직원은 대출까지 받아서 청약금을 입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유상증자를 진행한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정식 이사회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며 “우리사주조합 결성 차원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의 소속은 한국코퍼레이션이다. 이는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의 해명대로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한 유상증자였다는 점과는 배치되는 상황인 셈이다.


부연하면,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한 조치였다면 한국코퍼레이션이 아닌 한국테크놀로지 직원이 배정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통상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가 아닌 특정 3자를 신주의 인수자로 정해놓고 실시하는 유상증자다.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와 같이 자본금과 자기자본, 발행주식수가 증가하지만 신주인수자가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한국테크놀로지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마치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방식과 유사하다. 즉, 구주주 대신 회사 직원이 대입되는 셈이다.


시사브리핑은 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의 해명처럼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한 조치라 해도 A씨 단독 명의가 아닌, 참여하는 모든 인원 명의로 참여하는 방식이 채택됐어야 옳다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 의견이라고 해당 매체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회사의 호재를 이용한 주가 조작 또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회사 임직원들의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가 빈번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편법에 대해 주의와 경고를 하고있다.

이같은 한국거래소의 지적들을 참고해 볼 때 한국테크놀로지의 유상증자는 회사의 호재를 미리 알고 있는 내부 직원들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하고자 선택한 방법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심 사례와 관련해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가 취한 우리사주조합 결성의 방법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일반적으로 정식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법인 등기를 하는 방법이 정상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해 다수 대신 1인이 대표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이는 증권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크다”고 거래소 관계자는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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