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 2020년 적용 최저임금안 투표 결과가 보여지고 있다.
[데일리매거진=안정미 기자] 2020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40원(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1일 오후 4시 30분부터 13시간에 걸친 마라톤 심의 끝에 이날 새벽 5시 30분께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사용자안(8천590원)과 근로자안(8천880원)이 표결에 부쳐져 사용자안 15표, 근로자안 11표, 기권 1표로 사용자안이 채택됐다.
사용자위원들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3% 이상 올릴 수는 없다고 판단, 3% 인상률을 적용한 8600원에서 10원을 깎은 8590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한다는 현 정부의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도 최저임금 1만원의 실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한 데 대해 노사 반응은 엇갈렸다.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떨어뜨린 데 이어 속도 조절까지 현실화한 만큼,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전망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최저임금 참사가 일어났다"며 "노동존중 정책,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양극화 해소는 완전 거짓 구호가 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결국, 최저임금은 안 오르고 (산입범위 확대 등) 최저임금법만 개악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경영계는 사용자안이 채택된 데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내놨다.
사용자위원들은 입장문에서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초래할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최저임금안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노동부 장관은 이의 제기에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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