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여동생인 잉럭 친나왓(44)이 이끄는 야당 푸어타이당이 3일 실시된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표가 98% 이뤄진 결과 푸어타이당이 전체 500석 가운데 과반을 넘긴 264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집권 민주당은 160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로써 잉럭은 정계 진출 6주 만에 태국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에 오르게 됐다. 잉럭은 “푸어타이당이 이겼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국민의 승리다. 국민들이 푸어타이당에게 나라를 이끌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이번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아피싯 총리는 “개표 결과를 볼 때 푸어타이당이 승리한 것이 확실하다”며 “푸어타이당이 정부 구성 권한을 갖는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 민주당은 건설적인 야당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군부 등은 총선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푸어타이당의 압도적 승리로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5년 전 쿠데타로 탁신 전 총리가 축출된 이후 계속된 정국 혼란도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이날 투표가 평화적으로 이뤄졌으나 패배한 쪽이 투표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정국 위기가 재연되고 쿠데타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다.
두바이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탁신은 태국 PBS TV와의 인터뷰에서 투표 결과에 대해 “국민들은 정국 교착상태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며 “그들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보복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며 모두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궐석재판에서 부패 혐의로 징역 2년이 선고된 탁신은 “돌아기기로 마음먹으면 정국 화해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내 자신이 문제가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내 귀국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귀국하지 않을 것이며 내 자신이 해결책이 돼야지 문제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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