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공급 재개 ‘우유 대란’은 피했다

사회일반 / 배정전 / 2011-08-13 23:45:40
낙농가 납유 거부 해제… 가격 협상은 일단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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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원유(原乳) 가격 인상을 둘러싼 낙농가와 우유업계의 나흘간 협상이 12일 끝내 결렬됐다. 그러나 낙농가들이 원유 공급을 재개한 뒤 계속 협상하겠다고 밝혀 최악의 우유 대란은 피했다. 사흘간 원유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에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13일 오전까지는 전국 유통점에서 우유 수급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낙농가단체와 우유업계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협상을 재개했지만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낙농가들은 당초 ℓ당 173원 인상안을 접고 145원을 올려받는 선에서 물러섰다. ℓ당 81원 인상안을 요구해온 우유업체들도 ℓ당 130원을 올린 뒤 등급 인센티브도 상향 조정하는 정부 중재안을 수용키로 하면서 접점을 찾는 듯 보였다. 양측은 인상안 적용시기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낙농가들은 16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우유업체는 “내년부터 적용하자”고 맞섰다.양측은 더이상 간극을 좁히지 못하자 이날 오후 1시50분쯤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협상장을 나갔다.

협상은 깨졌지만 낙농가들이 “파국은 막아야 한다”면서 원유 공급을 재개키로 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은 “소비자와 낙농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일단 납유 거부를 해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가공업체들은 최종 인상안이 마련될 때까지 ℓ당 130~160원씩 값을 올려 원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앞서 서울우유가 이날 오전 낙농가들에 ℓ당 130원을 인상하는 조건으로 우선 원유 공급을 재개한 게 낙농가들을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낙농가는 향후 원유 값 협상은 각 우유업체별로 진행키로 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농가와 우유업체간 직접 가격을 정하는 것을 금지하는 집유권(集乳權)을 풀 것을 요구한다”면서 “개별 우유업체와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공급이 이틀간 중단되면서 차질을 빚었던 유제품 생산에도 숨통이 트였다. 생산량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서울우유는 13일부터 80%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가 바닥나 공장 가동을 중단한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이날 오후 생산을 재개했다.

그러나 원유 공급 중단으로 이날 하루동안 전국 대형마트에서는 우유가 모자라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부 소비자들이 사재기 현상을 보이자 이마트 양재점의 경우 한 사람당 우유를 3개씩만 살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마트는 전날 남은 물량과 새로 들어온 물량을 합해 평소 우유 수요의 60%만 확보한 상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우유업체들이 대형마트와 일반 슈퍼마켓에 흰우유를 우선 공급하는 바람에 커피전문점과 제과점에서는 우유 공급량이 달려 하루종일 큰 불편을 겪었다.

이들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인근 마트에서 우유를 사오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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